처벌불원 의사는 명예훼손 같은 반의사불벌죄에서는 공소를 막는 소송조건이 되지만, 사기·상해 같은 일반 범죄에서는 양형에서 참작되는 데 그친다. 게다가 처벌불원이나 고소 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효력이 있고, 한 번 밝히면 되돌려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다. 합의서를 쓸 때는 죄의 종류와 단계를 먼저 확인하고, 처벌불원 문구 명시와 합의금 지급을 동시에 묶어야 한다.

고소를 당했거나 반대로 고소를 고민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만 내면 끝난다"는 것이다. 절반만 맞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때의 효과는 죄의 종류에 따라 완전히 갈리기 때문이다.
열쇠는 그 죄가 '반의사불벌죄'인지다. 형법 제312조 제2항은 명예훼손죄(제307조)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제309조)를 반의사불벌죄로 정한다.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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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 유형 | 예시 | 처벌불원의 효과 |
|---|---|---|
| 반의사불벌죄 | 명예훼손·폭행·협박 | 공소 못 함, 재판 중이면 공소기각 |
| 친고죄 | 모욕·사자명예훼손 | 고소 취소하면 공소 못 함 |
| 그 외 범죄 | 사기·상해 등 | 수사·재판은 계속, 양형 참작만 |
반의사불벌죄에서는 기소 전에 처벌불원 의사가 나오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끝나고, 재판 중에 나오면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된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반면 사기나 상해처럼 반의사불벌죄도 친고죄도 아닌 사건은 처벌불원서를 내도 수사가 멈추지 않고, 형량을 정할 때 감경 사유로 참작될 뿐이다. "불원서를 냈으니 무조건 끝"이라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다.
시점도 함정이다.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밝혀야 공소기각 등의 효력이 생긴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선고가 끝난 뒤에 내면 그때는 양형 참작에 그친다.
더 중요한 것은 번복이 안 된다는 점이다. 한 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뒤집어서 다시 처벌해달라고 할 수 없다. 고소 취소도 마찬가지여서 취소한 사람은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 반대로 "처벌을 원한다"던 의사는 1심 선고 전까지 불원으로 바꿀 수 있다. 처벌불원은 피해자 본인이 직접 밝혀야 하며,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인이 대신 표시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합의서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따로 떼어 처벌불원서로 낼 만큼 핵심이다. 작성할 때는 다음을 확인하자.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고소를 고민하는 쪽이라면 '취소는 1심 선고 전까지, 그것도 한 번뿐'이라는 두 제한을 먼저 염두에 둬야 한다. 고소를 당한 쪽이라면 처벌불원서는 반의사불벌죄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인 만큼, 합의금 지급과 서류 확보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안이 복잡하면 혼자 결정하기 전에 형사 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