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 중 추돌사고는 원칙적으로 추돌한 뒤차 100 대 정차 차량 0으로, 안전거리 확보와 전방주시 의무가 뒤차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속도로 본선이나 선행사고 후 도로에 멈춰 있던 2차 추돌에서는 피해차에도 과실이 붙을 수 있다. 부상이면 종합보험·합의로 형사 면책이 가능하지만 사망사고는 특례가 배제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정체나 신호로 멈춰 서 있는데 뒤에서 들이받혔다면, 과실비율은 원칙적으로 추돌한 뒤차 100 대 정차 차량 0이다. 앞차가 정상적으로 멈춰 있었다면 잘못이 없다는 뜻이다. 근거는 명확하다. 뒤차에는 앞차와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전방을 주시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제19조는 앞차와의 안전거리 확보를 규정하고 있다.
2026년 9월 19일 오전 세종포천고속도로에서 3.5톤 화물차가 정체 중이던 SUV를 추돌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에서도,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을 원인으로 봤다. 멈춰 선 차를 뒤에서 받는 사고의 전형적인 구조다.

Nikita Nikitin
다만 정차 상황이 늘 무과실은 아니다. 문제는 '왜, 어디에 멈춰 있었는가'다.
앞선 사고 등으로 도로 위에 어쩔 수 없이 멈춰 있던 차를 뒤차가 다시 들이받는 2차 추돌은 계산이 달라진다. 손해보험협회 과실비율 인정기준에서는 이런 경우 일반도로 기준으로 추돌한 뒤차 80, 멈춰 있던 앞차 20까지 과실을 나누기도 한다. 도로 한복판에 정차한 것 자체를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고속도로 본선은 정차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공간이다. 부득이하게 멈췄다면 비상등을 켜고 안전삼각대를 세우는 등 후방에 위험을 알리는 조치를 했는지가 과실 판단에 영향을 준다.
| 상황 | 정차·앞차 | 추돌한 뒤차 |
|---|---|---|
| 신호·정체로 정상 정차 중 추돌 | 0 | 100 |
| 선행사고로 도로에 정차 중 2차 추돌(일반도로) | 20 | 80 |
숫자는 기본값일 뿐이고, 블랙박스와 도로 상황에 따라 조정된다.
전방주시 태만은 도로교통법 제48조의 안전운전의무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흔히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불린다. 신호위반이나 음주처럼 12대 중과실 목록에 들어가는 항목은 아니다.
그래서 처벌은 피해 정도에서 갈린다. 피해자가 다치기만 한 경우,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가입했고 합의가 되면 원칙적으로 형사처벌, 즉 공소 제기가 불가능하다. 단 12대 중과실에 해당하거나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거나 사고 후 도주한 경우는 예외다.
사망사고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사망은 보험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종합보험 가입이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망사고가 나면 형이 크게 무거워진다. 앞서의 고속도로 사고처럼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종합보험만으로 형사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차 중 추돌을 당했다면 다음을 순서대로 챙기는 것이 좋다.
멈춰 있다 당한 사고라고 무조건 무과실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차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남기는 일이 과실비율과 보상액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