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인지대는 청구액인 소가에 자동으로 연동돼 1심에서 구간별 0.35~0.5% 비율로 붙고, 항소장은 그 1.5배, 상고장은 2배를 다시 내야 한다. 인지법에 상한이 없어 청구액이 억대·조 단위로 커지고 심급이 올라갈수록 부담이 급격히 불어난다. 무자력이면 소송구조로 인지대를 면제받을 수 있고 재산분할 청구는 민사 인지액의 절반만 내므로, 소를 내기 전 자신의 청구액으로 인지대를 미리 계산해 두는 게 좋다.
민사소송을 걸 때 법원에 내는 인지대는 변호사 비용과 별개로, 청구하는 금액인 소가에 따라 자동으로 정해진다. 계산식은 구간별로 나뉜다. 소가가 1천만원 미만이면 0.5%, 1천만원부터 1억원까지는 0.45%에 5천원, 1억원부터 10억원까지는 0.4%에 5만5천원, 10억원을 넘으면 0.35%에 55만5천원을 더한다.
비율만 보면 금액이 클수록 낮아진다. 하지만 곱하는 원금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실제로 내는 돈은 계속 늘어난다. 1억원을 청구하면 1심 인지대는 45만5천원, 5억원이면 205만5천원이다. 전자소송으로 소장을 내면 여기서 10%가 깎인다.
Photo by Sasun Bughdaryan on Unsplash
문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1심에서 진 쪽이 항소하면 항소장에 1심 인지액의 1.5배를, 상고하면 2배를 다시 붙여야 한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안내에 따르면 인지법에는 상한이 없다. 청구액이 커질수록 심급마다 부담이 얼마나 불어나는지는 표로 보면 분명하다.
| 청구액 | 1심 | 항소심 | 상고심 |
|---|---|---|---|
| 1억원 | 455,000원 | 682,500원 | 910,000원 |
| 5억원 | 2,055,000원 | 3,082,500원 | 4,110,000원 |
| 10억원 | 4,055,000원 | 6,082,500원 | 8,110,000원 |
10억원짜리 분쟁이면 1심부터 상고심까지 인지대만 합쳐 1,800만원을 넘는다. 소가가 조 단위인 대형 소송은 인지대 자체가 수억원에 이른다.
이혼 소송은 성격이 다른 두 청구가 섞여 있어 인지대 계산도 갈린다. 위자료는 손해배상 성격이라 청구액이 그대로 소가에 들어가 민사와 같은 비율로 인지가 붙는다. 반면 재산분할은 가사비송사건이라 민사 방식으로 계산한 인지액의 절반만 낸다. 5억원을 재산분할로 청구하면 205만원이 아니라 약 103만원이다.
규모를 실감하려면 최근 사례를 보면 된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에서 2심은 재산분할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했고, 파기환송심은 2026년 7월 현금 9,440억원 지급을 명했다. 최 회장 측은 8월 다시 상고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상급심으로 갈 때 인지대만 억대 부담이 된다.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다.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법원에 소송구조를 신청할 수 있다. 요건은 두 가지다. 소송비용을 낼 형편이 안 되고, 패소가 명백하지 않아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은 무자력이 자동으로 인정된다. 인지대는 재판비용에 해당하므로 소송구조를 받으면 면제나 유예 대상이 된다.
승소가 어느 정도 확실하다면 소송구조 문턱이 오히려 부담일 수 있다. 그럴 땐 전자소송으로 10%를 아끼는 방법이 있고, 재판까지 가지 않고 조정이나 소취하로 일찍 끝내면 낸 인지액의 일부를 돌려받는 환급 제도도 있다. 어느 쪽이든 소장을 내기 전 자신의 청구액으로 인지대를 미리 계산해 두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