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 위자료는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이라, 상대가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성립하며 소송만 걸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기혼인 줄 몰랐다'는 항변과 부부관계가 이미 파탄났는지가 책임 유무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된다. 소송을 고민한다면 합법적으로 모은 증거의 양과 함께, 상대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하면 상간 상대에게 당연히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상간자 위자료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제751조의 정신적 손해배상에 근거한 청구다. 배우자가 아닌 제3자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이라, 이혼할 때 배우자에게 청구하는 위자료와는 별개의 권리다. 책임이 인정되려면 법률혼이 존재하고, 부정행위가 있었으며, 상간자가 상대의 기혼 사실을 알았거나 주의했다면 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부부공동생활이 침해돼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청구한 쪽이 이를 입증해야 비로소 책임이 선다.
여기서 중요한 방어 논리가 하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4년,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공동생활이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제3자의 행위가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부정행위 당시 이미 가정이 사실상 깨져 있었다면 상간자 책임이 부정될 수 있다.

Mikhail Nilov
소장을 받은 쪽에서 가장 많이 내세우는 항변이 '상대가 기혼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이는 불법행위의 고의·과실 요건을 다투는 주장이다.
다만 단순히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결혼반지, 가족에 대한 언급, 집 주소나 SNS처럼 혼인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있었다면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다'는 과실이 인정되는 쪽으로 기운다. 특히 상대가 "이혼했다" 혹은 "별거 중이다"라고 한 말만 믿고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 과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대로 상대가 적극적으로 미혼인 척 속였고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면, 책임을 면할 여지가 생긴다.
상간 소송은 증거 싸움인 경우가 많다. 법원이 인정하는 대표적인 자료는 문자와 카카오톡 같은 연락 내역, 통화 기록, 사진, 숙박 기록, 차량 블랙박스와 CCTV 등이다. 관계가 언제 시작돼 얼마나 이어졌는지, 그 내용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이 자료들로 꿰어 보여줘야 한다.
주의할 점은 수집 방법이다. 상대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몰래 풀거나, 위치를 추적하거나, 불법으로 녹음하는 방식으로 모은 증거는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수집한 사람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 증거는 많을수록 유리하지만, 그 출처가 합법적일 때만 힘을 가진다.
위자료 액수에는 정해진 기준표가 없다.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재량으로 정하는데,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혼인 기간, 자녀 유무, 혼인 파탄의 정도, 상간자가 기혼 사실을 알았는지 등이 함께 고려된다. 오래 유지된 가정이 무너졌을수록, 관계가 장기간 이어지거나 여행·외박처럼 친밀했을수록 금액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발각된 뒤에도 관계를 끊지 않았다면 반성이 없다고 보아 더 불리해진다. 실무에서 인정되는 금액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사이로, 인터넷에 떠도는 '3,000만 원'이 일반 기준인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꼭 확인할 것이 소멸시효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혼인을 유지하면서 상간자를 상대로 청구한다면 상대를 안 날부터 3년이 기준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은 이혼이 성립한 시점을 기준으로 본 판단도 있어, 어느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소송을 할지 말지는 감정보다 이 두 가지, 즉 합법적으로 확보한 증거와 남은 시효로 판단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기산점이 애매하다면 서두르는 쪽이 안전하고, 사안이 복잡하면 변호사와 자료를 놓고 따져 보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