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해체 중 7명이 숨진 붕괴 사고에서 경찰은 시공사 현장 책임자뿐 아니라 발주처 관계자까지 입건해 수사했다. 대형 사고의 형사책임은 직접 과실을 따지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따지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나뉘어, 현장소장과 경영책임자에게 각기 다르게 적용된다. 수사 뉴스를 읽을 때는 누가 어떤 법으로 입건됐는지, 직함이 아니라 실질 권한을 보는지, 구속영장 결과가 곧 유죄는 아닌지를 구분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타워를 해체하던 중 구조물이 무너져 작업자 7명이 숨졌다. 이런 대형 사고가 나면 뉴스에는 여러 혐의와 여러 피의자가 한꺼번에 등장한다. 한 사고에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이 동시에 걸리고, 그에 따라 책임을 묻는 상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 잘못이냐'는 질문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직접 작업을 지시한 사람, 공사를 맡은 회사, 공사를 발주한 기관이 각기 다른 법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다.

James Frid
수사는 보통 현장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간다. 울산 사고에서도 경찰은 시방서와 다르게 작업했거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방식으로 공사한 현장 책임자들을 먼저 조사했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한 것을 직접 원인으로 봤고, 구조 검토 단계에서 두께 측정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구조물 전체 무게를 실제보다 약 520t 가볍게 산정해 기둥이 견뎌야 할 하중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조사위는 원도급사가 전문업체 판단에 의존해 시공 상세도와 현장 조건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고, 발주처도 공사 참여 주체들을 총괄 관리하지 못했다고 봤다. 실제로 경찰은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 해체공사 관계자 3명도 입건해 조사했다. 현장의 직접 과실에서 시작해 원청의 관리 책임, 발주처의 총괄 책임으로 선이 넓어지는 전형적인 구조다.
두 법은 겨누는 대상이 다르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 비교 항목 | 업무상과실치사 | 중대재해처벌법 |
|---|---|---|
| 주 대상 | 현장소장 등 직접 과실자 | 사업주·경영책임자 |
| 책임 근거 | 형법상 주의의무 위반 |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
| 형량 |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 |
업무상과실치사는 사고를 직접 초래한 과실을 따진다. 작업 현장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현장소장이 흔히 대상이 되고, 실제로 현장소장이 이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가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겨냥점이 위에 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다했는지를 묻고, 위반으로 사망 사고에 이르면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인에도 최대 50억 원의 벌금이 따로 부과된다. 중요한 건 '경영책임자'가 직함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채석장 사고에서는 대표이사가 아니라 안전보건에 실질적·최종적 권한을 쥔 그룹 회장이 경영책임자로 기소됐다. 반대로 대표이사나 현장소장이라는 명칭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책임이 자동으로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사고 보도를 볼 때 몇 가지를 구분하면 흐름이 선명해진다.
제도도 움직이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양형 기준 설정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사고 책임을 어디까지, 얼마나 무겁게 물을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아직 다듬어지는 중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수사 초기 보도의 혐의와 최종 판결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