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은 10월 30일 '햄버거 회동' 가담 전직 군인 8명에게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 무죄를 선고했다. 내란죄는 폭동과 함께 국헌문란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이어서, 같은 계엄 사건에서도 그 목적의 인식 여부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기사를 읽을 때 다툰 것이 행위인지 목적인지, 구형인지 선고인지, 1심인지 확정인지를 구분하면 판결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10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는 12·3 비상계엄 당시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 참석한 전직 군인 8명 전원에게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이유는 한 줄로 요약된다.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앞서 2026년 2월, 같은 법원은 국회에 군을 투입한 행위를 두고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같은 계엄, 같은 사건을 다루면서 어떤 피고인에게는 내란이 인정되고 어떤 피고인에게는 무죄가 나온다. 이 차이를 가르는 열쇠가 바로 '국헌문란 목적'이라는 말이다.

Phil Evenden
내란죄는 형법 제87조에 있다. 조문은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를 처벌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폭동'과 '목적'이 둘 다 필요하다는 점이다. 폭동에 가담했더라도 국헌문란이라는 목적이 없으면 내란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법률가들은 이런 범죄를 목적범이라고 부른다.
그럼 국헌문란이 무엇인가. 형법 제91조가 정의한다. 첫째,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둘째, 헌법에 따라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으로 전복하거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국회나 선거관리위원회 같은 기관의 기능을 힘으로 멈춰 세우려는 의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핵심은 이것이다. 무슨 행동을 했느냐만이 아니라, 그 행동에 이 목적이 실렸느냐가 유무죄를 가른다.
목적은 머릿속의 일이다. 그래서 법원은 겉으로 드러난 정황으로 목적을 추론한다. 대법원 판례는 국헌문란 목적이 엄격하게 증명돼야 하지만, 결과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인정된다고 본다.
이번 8명 무죄의 근거도 여기에 있다. 재판부는 이들이 계엄 선포 전날까지 계엄 계획이나 '제2수사단'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봤다. 뉴스로 계엄 선포는 알 수 있었어도, 자신이 맡을 역할과 그 일이 내란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선관위와 국회에 병력을 보낸 행위 역시 경계 임무와 상부 명령 수행으로 판단했다. 행위 자체는 있었지만, 그 행위에 국헌문란 목적이 실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반대로 2월 판결에서 유죄 방향으로 간 피고인들은 그 목적을 인식하고 움직였다고 판단된 쪽이다. 같은 사건에서 결론이 갈린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이제 비슷한 기사를 만났을 때 스스로 따져볼 항목을 정리한다.
하나 더 있다. 확정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 '무죄 선고'와 '혐의 없음'은 다르고, '1심 무죄'와 '최종 무죄'도 다르다. 기사 속 한 단어가 어느 단계의 판단인지를 구분하면, 계엄 재판 보도는 훨씬 선명하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