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인천공항 발권 네트워크 장애로 항공편 38편이 지연되고 승객 1,200여 명이 발이 묶였다. 이런 공용 시스템 장애는 보상 여부가 원인이 항공사 통제 영역인지에 따라 갈린다. 승객은 지연 사유·시간을 입증할 서류를 현장에서 확보한 뒤 항공사와 한국소비자원 순서로 청구해야 한다.
10월 30일 새벽 4시 30분께 인천공항의 항공사 발권 시스템을 잇는 글로벌 통신망 '에어링크(ARINC)'에 장애가 생겼다. 제1여객터미널 8개사, 제2여객터미널 5개사에서 간헐적으로 통신이 끊겼고, 낮 12시께는 중국남방·중국동방·중국국제항공 세 곳의 발권 시스템에서도 오류가 났다. 공항공사는 오후 5시께 복구를 발표했지만, 그 시점까지 지연된 항공편은 38편, 발이 묶인 대기 승객은 1,200여 명에 달했다. 항공사들은 출발이 임박한 승객을 수기 발권으로 내보냈다.
복구까지 걸린 시간은 기준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중국 항공사 장애가 시작된 낮 12시부터 재개까지는 약 5시간이지만, 최초 통신 장애가 발생한 새벽 4시 30분부터 따지면 12시간이 넘는다. 보상을 따질 때 '언제부터 얼마나 지연됐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항공편이 멈춘 실제 시각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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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장애로 비행기를 놓쳤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지연 원인이 항공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있었는지다. 국내 항공사 운송약관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기상 악화, 공항 사정, 항공기 접속 관계, 예견하지 못한 안전 정비,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을 면책 사유로 둔다. 실제로 2025년 에어부산이 기체 점검을 이유로 지연·회항한 사례에서 항공사는 "안전 운항을 위한 정비는 면책"이라며 별도 보상을 거부했다.
이번 장애는 판단이 엇갈릴 수 있는 지점에 있다. 발권망인 에어링크는 개별 항공사가 아니라 공용 인프라에 가깝고, 공항공사는 아직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원인이 항공사 관리 밖의 네트워크 문제로 결론 나면 항공사는 면책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특정 항공사 시스템 운영의 문제로 드러나면 책임을 묻기 쉬워진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보상액을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나중에 원인이 밝혀졌을 때 청구할 수 있도록 증거를 남기는 일이다.
항공사 귀책이 인정될 경우 국내선은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지연 시간별 배상률이 정해져 있다. 다만 이 기준은 분쟁 조정을 위한 권고일 뿐 법적 강제력은 없고, 1시간 미만 지연에는 배상 기준 자체가 없다.
| 지연 시간 | 국내선 배상(운임 기준) |
|---|---|
| 1~2시간 | 10% |
| 2~3시간 | 20% |
| 3시간 이상 | 30% |
국제선은 구조가 다르다. 한국이 가입한 몬트리올 협약과 각 항공사의 국제여객운송약관, 국토교통부의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이 함께 적용된다. 금액은 항공사와 노선, 지연 시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자신이 탄 항공사의 약관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숙식이나 대체편 제공 여부도 약관에 달려 있어, 현장에서 "약관상 무엇을 제공하느냐"를 직접 물어 기록해 두는 편이 좋다.
보상의 성패는 대개 증거에서 갈린다. 공항을 떠나기 전에 다음을 확보해 두자.
현장 대응은 보상과 별개로 먼저 챙겨야 한다. 비행기를 놓쳤다면 카운터에서 대체편을 요청하고, 일정이 무산됐다면 환불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이 요청 자체도 "언제 어떤 답을 들었는지" 기록해 둔다.
보상 청구는 항공사가 1차 창구다. 항공사업법 제61조와 시행규칙에 따라 항공사는 피해구제 신청을 접수한 날부터 14일 안에 처리해야 하고, 처리가 어렵거나 소비자가 원하면 신청서를 한국소비자원으로 넘긴다. 항공사 대응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에 상담·피해구제를 신청하고, 합의가 안 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으로 간다.
정리하면 순서는 분명하다. 현장에서 대체편·환불을 요청하며 증거를 남기고, 항공사에 피해구제를 신청한 뒤, 거부되거나 원인 규명이 필요하면 소비자원으로 넘기는 것이다. 이번 장애처럼 원인이 아직 조사 중일 때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서류를 버리지 않는 것이 승객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