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가 정치인의 활동 비용을 대신 내면 정치자금법상 '기부'로 간주돼, 법이 정한 방법 밖의 기부·수수는 5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된다. 특히 벌금 100만원은 선거 관련 범죄에서 당선무효와 직 상실을 가르는 임계점이어서, 같은 유죄라도 금액이 이 선을 넘느냐가 정치적 생명을 좌우한다. 선고 전 사건이라면 어떤 법조로 기소됐는지, 대납을 기부로 볼 수 있는지, 벌금이 100만원 선에 걸리는지를 쟁점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치인에게 돈을 직접 건네지 않아도, 누군가 그 사람의 활동 비용을 대신 내주면 법은 이를 '기부'로 본다. 사무실 임차료를 대납하거나, 행사 비용을 떠안거나, 빌려준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면제해 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생활법령은 제3자가 정치활동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거나 지출하는 행위, 금품·시설의 무상 대여, 채무 면제 같은 이익 제공을 모두 기부로 규정한다.
핵심은 '현금만 돈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눈에 보이는 송금 기록이 없어도 경제적 이익이 오갔다면 기부가 성립할 수 있다. 대납이 문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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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은 아무렇게나 주고받을 수 없다.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한 기탁금처럼 법이 정한 방법이 따로 있다. 이 통로를 벗어난 기부·수수는 그 자체로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정치자금법 제45조는 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주고받은 금품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한다. 다만 민법상 친족(제777조) 사이의 지원은 처벌 대상에서 빠진다. 가족이 보태는 돈까지 범죄로 보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그래서 대납 사건의 1차 쟁점은 단순하다. 그 돈이 '친족의 사적 지원'인지, 아니면 '법정 통로를 피한 정치자금'인지다.
유죄가 인정돼도 처벌의 무게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선거와 관련된 범죄에서는 벌금 100만원이 분수령이다.
공직선거법 제264조는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거나 정치자금법상 선거비용 관련 죄를 저질러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한다. 100만원 이상 벌금이 확정되면 직을 잃고, 이후 5년간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 이 기준을 합헌으로 판단했다.
반대로 100만원 미만이면 유죄라도 직은 유지된다. 실제로 법원이 벌금 90만원이나 80만원을 선고해 유죄는 인정하되 직은 보전하는 사례가 있다. 그래서 현직자 재판에서는 '100만원을 넘기느냐'가 사실상 정치적 생사의 경계선처럼 읽힌다.
벌금이 꼭 100만원 아래위로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판은 세 가지 지점에서 결론이 흔들릴 수 있다.
첫째, 어떤 법조로 유죄가 인정되느냐다. 선거비용과 직접 얽힌 조항인지, 평상시 자금 수수에 적용되는 조항인지에 따라 당선무효 기준이 걸리는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둘째, 대납을 '기부'로 평가할 수 있는지, 그리고 당사자가 그 사실을 알고 공모했는지다. 셋째,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양형 과정에서 벌금이 100만원 선에 걸릴지다.
1심에서 100만원 이상이 나왔다가 2심에서 그 아래로 내려오면 직은 유지된다. 반대 방향도 가능하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법 적용과 양형 판단이 달라지면 결과가 뒤집힌다.
아직 선고가 나오지 않은 사건이라면 결론을 미리 단정하기 어렵다. 대신 재판을 따라갈 때 확인해 볼 지점은 정리할 수 있다.
대납은 '현금이 오가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통념과 가장 자주 충돌하는 지점이다. 법은 이미 경제적 이익 자체를 기부로 보고 있고, 그 이익이 어떤 법조에 걸려 얼마의 벌금으로 매겨지느냐에 따라 직을 잃을 수도, 지킬 수도 있다. 선고를 기다리는 사건이라면 바로 그 두 갈래를 나눠서 지켜보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