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를 인정하되 기소하지 않는 불기소처분이라, 유죄 확정판결만 오르는 전과기록(범죄경력자료)에는 남지 않는다. 다만 검사의 불기소 기록인 수사경력자료에는 처분일부터 5년(소년 3년) 보존돼, 일반 기업의 범죄경력조회에는 안 뜨지만 수사기관·일부 공공기관의 수사경력조회에서는 확인된다.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고위직 인사검증에서는 별도 잣대가 적용되니, 본인 기록은 수사경력회보서로 처분일과 보존기간을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는 인정되지만 이번에는 기소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처분이다. 처벌 대신 경고를 주고 넘어가는 셈이다. 그래서 재판까지 가지 않는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생긴다. 기소유예는 무죄가 아니다. 무죄는 법원이 재판 끝에 "죄가 안 된다"고 선고하는 것이고, 무혐의(혐의없음)는 검사가 "애초에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기소유예는 반대로 혐의가 인정된 상태를 전제로 한다. 다만 초범이거나 피해가 가볍거나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 등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을 뿐이다. 판단하는 사람도 판사가 아니라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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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검찰이 관리하는 개인별 수사자료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유죄가 확정된 판결(벌금 이상의 형)을 모은 범죄경력자료, 그리고 그 밖의 수사·처분 내역을 모은 수사경력자료다. 흔히 말하는 '전과'는 앞쪽, 즉 범죄경력자료를 가리킨다.
기소유예는 유죄 확정판결이 아니라 검사의 불기소처분이다. 따라서 범죄경력자료에는 기록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전과가 아니라는 말은 이 지점에서 맞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가 정한 임용 결격사유도 금고 이상의 실형,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을 열거하는데 기소유예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 기소유예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전과가 아니다'가 '아무 기록도 안 남는다'와 같은 뜻은 아니라는 데 있다. 기소유예는 수사경력자료에 남는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에 따르면 기소유예 처분은 처분일부터 5년간 보존된다. 처분 당시 19세 미만이었던 소년의 경우는 3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해당 자료는 삭제된다. 무혐의나 죄가안됨처럼 혐의가 부정된 처분이 대체로 더 짧게 정리되는 것과 비교하면, 혐의를 인정받은 기소유예는 상대적으로 오래 남는 편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전과기록에는 없지만, 수사기록에는 몇 년간 존재한다.
기록이 어디에 남느냐가 중요한 이유는 조회 창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요구하는 것은 대개 범죄경력조회다. 여기에는 유죄 확정 전과만 표시되므로 기소유예는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수사기관이나 일부 공공기관, 특정 자격 심사에서 이뤄지는 수사경력조회에서는 기소유예 이력이 확인될 수 있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나 임명 검증은 또 다른 층위다. 법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도, 검증 주체는 도덕성이나 직무 적합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과거 기소유예 이력을 볼 수 있다. 법으로 막히지 않는 것과 검증에서 문제 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음주운전이나 성범죄처럼 사안이 민감한 경우에는 기소유예만 받아도 특정 직군에서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신의 기소유예 이력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 언제 삭제되는지 궁금하다면 추측보다 확인이 정확하다. 수사경력에 대한 회보서는 경찰관서 등을 통해 본인이 발급받을 수 있고, 처분일과 보존기간을 기준으로 삭제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취업이 일반 기업이고 요구 서류가 범죄경력조회라면 기소유예는 사실상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대로 수사경력조회가 필요한 자리이거나 공적 검증 대상이 되는 자리라면, 처분 시점과 5년(소년 3년) 보존기간을 먼저 따져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