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사망하면 수사로 원인을 가린 뒤 전공사상심사위원회가 전사·순직·일반사망을 분류하고, 그 결과가 보상과 예우를 좌우한다. 의무복무 중 사망은 군인사법상 순직이 원칙이지만 직무와 사망의 상당인과관계를 유족이 입증해야 하며, 보훈 등록은 국가보훈부의 별도 심사를 다시 거친다.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 재심사와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므로, 수사·의무기록 등 증거를 초기에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2026년 11월 2일 강원 철원의 한 육군 부대 건물에서 20대 A 하사가 외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돼 숨졌다. 군은 군과 민간 수사기관이 함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족에게는 참담한 일이지만, 제도상 보상과 예우는 이 수사 결과가 나온 뒤부터 움직인다. 사망 원인이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다음 단계인 순직 심사의 방향을 거의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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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사망은 군인사법 제54조의2에 따라 전사자, 순직자, 일반사망자로 분류된다. 순직은 다시 세 유형으로 나뉜다. 타의 귀감이 되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쓴 직무 중 사망이면 순직Ⅰ형, 국가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된 직무나 교육훈련 중 사망이면 순직Ⅱ형, 그런 직접 관련이 없는 직무·훈련 중 사망이면 순직Ⅲ형이다.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같은 법은 의무복무기간 중 사망은 원칙적으로 순직자로 분류하도록 정하고 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 법령 위반 같은 예외 사유가 있을 때만 일반사망이 된다. 순직이 원칙이고 일반사망이 예외라는 뜻이다.
심사에서 갈리는 지점은 사망과 직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느냐다. 이 인과관계는 유족이 증명해야 한다. 다만 대법원은 의학적으로 명백할 필요까지는 없고 규범적 관점에서 인정되면 충분하다고 봤다. 극단적 선택의 경우에도 가혹행위나 과중한 업무로 정신적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른 정황이 인정되면, 자살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상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2017두47885)이다.
군의 순직 결정과 국가보훈부의 보훈 등록은 별개 심사다. 순직으로 인정돼도 보훈 단계에서 어느 쪽으로 등록되느냐에 따라 예우가 달라진다. 직무·훈련이 국가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됐는지가 기준이다.
| 분류 | 기준 | 보훈 등록 |
|---|---|---|
| 순직Ⅱ형 | 국가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된 직무·훈련 중 사망 | 순직군경(국가유공자) |
| 순직Ⅲ형 | 직접 관련은 없는 직무·훈련 중 사망 | 재해사망군경(보훈보상대상자) |
| 일반사망 | 고의·중과실·사적 행위 등이 원인 | 비대상 |
대법원은 순직군경으로 인정되려면 직무나 훈련이 사망의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어야 한다고 봤다(2014두42896). 상당인과관계가 있어도 직접성이 부족하면 재해사망군경으로 분류될 수 있다. 같은 사망이라도 등록 결과가 갈리는 이유다.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의 1차 결정에 수긍하기 어렵다면, 유족은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실제로 변희수 전 하사의 경우 2022년 12월 일반사망으로 결정됐다가 재심사를 거쳐 약 3년 만에 순직으로 뒤집혔다.
문제는 속도다. 재심사에 명문 기한이 없어 의결까지 통상 1년가량 걸린다는 지적이 2024년 국회에서 나왔고, 처리 기한을 90일로 정하자는 군인사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2024년 12월 폐기됐다. 지연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훈 단계의 비대상 결정에 대해서는 국가보훈부 재심의, 행정심판, 비대상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다만 행정소송에는 제소기간이 있으니 결정 통지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기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증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가 어려워진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재심사나 소송 단계에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