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훈련 사고의 보상은 국가의 과실을 따지는 국가배상과, 과실을 묻지 않는 보훈보상 두 갈래로 나뉜다. 헌법과 국가배상법은 전투·훈련 중 다친 군인이 보훈 등 다른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면 국가배상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어, 대부분은 보훈 신청이 먼저다. 사고가 정비 불량이나 안전수칙 위반 같은 과실에서 비롯됐는지, 공상군경과 재해부상군경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가 보상의 종류와 크기를 가른다.
2026년 9월 1일 경남 사천에서 공군 KT-1 훈련기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두 기체 모두 비상 착륙에 성공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군은 두 달 넘게 이 사고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같은 기종은 2022년 4월 공중 충돌로 조종사 4명이 순직한 전력이 있다.
이번처럼 모두가 무사한 경우만 있는 건 아니다. 훈련 중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생기면, 그 뒤를 받치는 제도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국가의 잘못을 따지는 국가배상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 여부를 묻지 않는 보훈보상이다. 둘은 성격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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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배상법 제2조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남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국가가 배상하도록 정한다. 핵심은 '과실'과 '위법'이다. 사고가 누군가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피해자 쪽이 밝혀야 한다.
그런데 군인에게는 높은 벽이 하나 더 있다. 헌법 제29조 제2항과 이를 받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이른바 이중배상금지를 정한다.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등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해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 본인이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을 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과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쉽게 말해, 보훈 같은 다른 보상의 길이 열려 있으면 훈련 사고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는 원칙적으로 막힌다. 군인에게 국가배상의 문이 좁은 이유다.
보훈보상은 국가의 과실이 있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복무와 다친 사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면 된다. 대신 여기서는 어떤 '지위'로 인정받느냐가 보상의 크기를 가른다.
| 구분 | 공상군경(국가유공자) | 재해부상군경(보훈보상대상자) |
|---|---|---|
| 핵심 요건 | 국가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된 직무·교육훈련 중 상이 | 그런 직접 관련성이 없는 일반 직무·교육훈련 중 상이 |
| 예시 | 경계·수색·정찰, 위험물 취급 등 | 취사 등 통상 근무 |
| 보상 수준 | 상대적으로 높음 | 공상군경보다 낮게 책정 |
실제 판단은 훈련의 이름이 아니라 내용을 본다. 취사병이 음식물 분쇄기에 낀 물건을 빼다 다친 사건에서 법원은 취사 업무가 경계·수색 같은 위험성을 띤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해부상군경 결정을 적법하다고 봤다. 반대로 형식은 평범해도 실질이 안보와 직결된 훈련이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사례도 있다.
대부분의 훈련 사고에서는 보훈 신청이 현실적인 기본 경로다. 국가배상은 단서 규정에 막히는 데다 과실 입증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반면 보훈은 과실을 따지지 않으니 몸을 다친 상황이라면 먼저 보훈 등록으로 향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국가배상을 적극 검토할 만한 경우는 정비 불량, 안전수칙 위반, 지휘상 과실처럼 국가의 잘못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날 때다. 다만 앞서 본 단서 때문에 실제 인정 범위는 제한적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변화도 있다. 2025년 1월 7일 시행된 국가배상법 제2조 제3항은 단서에도 불구하고 전사·순직한 군인 등의 유족이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사망 사고를 겪은 유족이라면 보훈과 별개로 이 조항을 함께 살펴볼 여지가 생긴 셈이다.
보상의 성패는 사고 직후 확보한 기록에서 갈린다. 다음을 먼저 챙겨두는 것이 좋다.
그다음 순서는 대체로 이렇게 잡힌다.
과실이 분명하지 않은 부상이라면 보훈 등록이 현실적인 출발점이고, 명백한 안전관리 실패가 드러난 사망 사고라면 보훈과 함께 유족 위자료 청구를 검토하는 것이 지금 제도에 맞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