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한 초등학생이 담임교사를 폭행한 뒤 학부모가 오히려 교사·교감 등을 아동학대로 고소하면서 맞고소가 무고죄인지 논란이 됐다. 무고죄는 무혐의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고소인이 거짓인 줄 알면서 신고했다는 고의를 입증해야 한다. 고소당한 교사는 초기 증거 확보와 교육감 의견서 제도를 활용해 정당한 교육활동이었음을 수사에 반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이 지난 2일 오전 담임교사를 때렸다. SBS 보도에 따르면 학생은 교사의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찼으며 머리채까지 잡아당겼다. 그런데 다음 날 고소장을 낸 쪽은 교사가 아니라 학부모였다. 학부모는 담임과 교감, 동료 교사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의 근거는 폭행과 직접 관련이 없다. 교사가 시험지 교체 요청을 거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 그리고 폭행이 벌어지던 상황에서 교감이 학생에게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학생은 양극성 장애 약물을 복용하다 학부모가 임의로 투약을 중단한 상태였고, 평소에도 여러 교사와 학생에게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학교는 학생에게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고, 교육청은 고소당한 교원에게 법률 지원을, 학부모에게는 갈등 중재 서비스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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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아동복지법이 규정한 정서적 학대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아동복지법 17조 5항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금지하는데, 어디까지가 정당한 지도이고 어디부터가 학대인지 선이 분명하지 않다. 이데일리 보도를 보면 수행평가에서 '노력을 요함'이라는 평가를 줬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사례까지 있었다.
게다가 현행 제도상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정도만으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교사 입장에서는 정당한 훈육이라고 생각한 행동이 곧바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교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학부모는 무고죄로 처벌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고죄는 형법 156조에 규정돼 있다. 타인에게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고죄가 '고의범'이라는 점이다. 법원은 성범죄 등 다른 사건에서도 무죄나 불기소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신고자를 곧바로 무고로 처벌하지 않는다.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것이 단순한 기억 착오나 정당한 오해가 아니라 '거짓인 줄 알면서 한 신고'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무고죄가 된다.
이 벽이 생각보다 높다. 최근 3년간 교육청이 아동학대로 수사 개시를 통보받은 사건 1095건 가운데 무혐의 불기소가 395건, 약 36.1%에 달했지만, 그중 상당수는 고소인에 대한 무고죄 처벌로 이어지지 못했다. '의심되어 신고했다'는 주장을 뒤집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청주 사건 역시 교사가 무혐의를 받는다 해도, 학부모가 거짓임을 알고도 고소했다는 사정이 따로 확인되지 않으면 무고죄 성립은 장담하기 어렵다.
무고죄 반격을 기대하기 전에, 교사에게 더 현실적인 과제는 아동학대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내는 것이다.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한다.
먼저 사실관계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CCTV 영상이나 동료 교사·목격 학생의 진술 같은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도입된 이른바 교권보호 4법은 교육감이 아동학대 사안에 대해 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는 판단이 수사에 반영되도록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교육청의 법률 지원과 교원 배상책임 관련 제도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도 자체도 바뀌는 중이다. 교육부는 교육감과 경찰이 모두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검찰에 송치하지 않는 방향을 추진하고, 연내 교권보호 전담부서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지금 고소를 당한 교사라면 제도 개선을 기다리기보다 눈앞의 수사에 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맞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에 위축될 필요는 없되 무고죄 반격도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내 정당함을 증명할 자료부터 챙기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