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바우덕이축제에서 줄타기 공연자가 안전 매트 없는 바닥으로 약 2.5m 추락했고, 안성시는 사고 뒤에야 매트를 설치했다. 이런 사고의 배상 책임은 '누가 무대와 시설을 설치·관리했는가'와 '사고 당시 통상의 안전성을 갖췄는가'로 갈려, 지자체와 운영업체 중 책임 주체가 나뉠 수 있다. 사후 안전조치는 과실을 자동으로 인정시키진 않지만 당시 조치가 가능했다는 정황이 될 수 있어, 피해자는 현장이 정리되기 전에 증거부터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6년 10월 2일 오전 11시 40분쯤, 경기 안성시 보개면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 바우덕이축제 공연 중 사고가 났다. 안성남사당풍물단 소속 30대 줄꾼(어름사니)이 줄타기 공연 도중 지지대가 넘어지면서 약 2.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문제가 된 건 바닥이었다. 안성시는 전통 줄타기의 특성을 고려해 안전 매트를 깔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매트 설치를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매트는 사고가 난 뒤에야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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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고에서 가장 먼저 걸리는 법적 근거는 민법 제758조 공작물책임이다. 무대나 지지대 같은 설치물이 그 용도에 필요한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를 설치하거나 관리한 쪽이 배상 책임을 진다.
여기서 핵심은 주최자와 시설 운영업체가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이다. 2017년 보도된 한 판결을 보면 기준이 분명하다. 2015년 부산의 한 학술대회에서 참석자가 무대 뒤편으로 추락해 다리가 부러졌는데, 법원은 행사장 운영업체의 공작물 책임을 인정했다. 학회는 나흘간 행사장을 빌린 임차인에 불과했고, 무대를 실제 설치·관리한 쪽은 운영업체였기 때문이다. 당시 무대가 계획보다 11cm 높게 만들어지고 벽에 붙어 있지 않았던 설치 결함이 근거가 됐다.
다만 그 판결은 피해자가 주의를 소홀히 한 점도 사고 원인으로 봐서 운영업체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전액 배상이 당연한 게 아니라, 양쪽 과실을 따져 책임 비율이 정해진다는 뜻이다.
안성 사고처럼 지자체가 축제를 주최한 경우,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면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축제 주최자에게는 참가자와 관람객의 안전을 배려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조금 더 복잡하다. 책임자를 특정하기 쉬운 시설 하자와 달리, 국가나 지자체에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최·운영·공연단으로 이어지는 계약 구조에서 누가 어떤 안전 의무를 졌는지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
책임 판단의 기준 시점은 사고가 난 '그때'다. 사고 뒤 매트를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안성시 사례에는 두 가지가 겹쳐 있다. 사고 후에 매트가 설치됐다는 점, 그리고 그 전에도 내부에서 매트 설치가 건의됐다는 점이다. 근거에 비춰 보면, 이 두 사실은 '사고 당시에도 매트 설치가 충분히 가능하고 합리적이었다'는 정황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 사후 조치가 책임을 덜어주기는커녕 당시 안전성 결여를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공연 사고를 당했다면 순서가 중요하다.
책임 비율과 인정 범위는 사고마다 다르다. 다만 '누가 관리했고, 당시 안전했는가'라는 두 질문을 축으로 삼으면, 복잡해 보이는 사고도 따질 지점이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