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재산분할은 재산 명의가 아니라 혼인 중 함께 형성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며, 상속·증여받은 특유재산도 유지·증식에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여도는 소득뿐 아니라 가사노동과 육아 같은 비금전적 기여까지 반영해 비율이 정해진다. 분할금을 확정해도 미지급에 대비해 가압류와 강제집행, 이행명령 같은 수단을 함께 챙겨야 실제로 받아낼 수 있다.

이혼에서 재산분할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통장이나 등기부에 누구 이름이 적혀 있느냐가 아니라, 혼인 기간에 부부가 함께 쌓은 재산이냐가 기준이다. 민법 제839조의2는 혼인 중 형성한 실질적 공동재산을 청산해 나누도록 정하고 있다. 한쪽 명의로 재산이 쏠려 있어도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소송이 이 점을 보여준다. 2026년 9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 명의의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해 9440억 원을 재산분할금으로 산정했다. 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였다. 다만 양측이 일부 금액을 두고 여전히 다투고 있어 최종 확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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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산을 나누는 것은 아니다. 혼인 전부터 각자 가지고 있던 재산, 그리고 혼인 중이라도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빠진다. 재산분할이 '함께 만든 것'을 나누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상대방이 그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인정되면, 상속·증여 재산도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속받은 집을 부부가 함께 관리하며 가치를 지켜 왔다면, 그 기여가 반영될 여지가 생긴다. 특유재산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나누는 재산에는 부동산과 예금만 있는 게 아니다. 주식, 이미 받은 퇴직금, 연금도 적극재산에 들어가고, 반대로 빚 같은 소극재산도 함께 따진다.
분할 비율을 가르는 핵심이 기여도다. 여기서 기여는 소득처럼 눈에 보이는 돈만을 뜻하지 않는다. 법원은 가사노동과 육아, 배우자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한 부분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한다. 전업주부였더라도 혼인 재산을 함께 일군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 비율은 혼인 기간, 소득, 가사 분담, 재산 형성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정해진다. 그래서 같은 재산 규모라도 사안마다 결과가 달라진다. 본인의 기여를 입증할 자료를 모아 두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금액이 정해졌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상대가 분할금을 주지 않거나, 소송 중에 재산을 빼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사전 조치다.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길 우려가 보이면, 소송 전이나 진행 중에 부동산·예금에 대한 가압류나 가처분을 걸어 둘 수 있다. 그래야 판결이 확정됐을 때 실제로 받아낼 재산이 남는다.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지급을 미루면 강제집행으로 넘어간다. 상대 명의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거나 예금·급여 채권을 압류할 수 있고, 재산이 파악되지 않으면 법원에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를 신청한다. 나아가 법원의 이행명령에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금전 지급을 계속 미루면 감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재산분할은 '얼마를 나누느냐'만큼 '정한 돈을 실제로 받느냐'가 중요하다. 받을 재산을 지키는 준비까지 해 두는 것이 분할의 마지막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