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26년 10월,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고 한 호흡 음주측정 결과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입 헹굼물 제공은 2023년 7월부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들어간 법적 절차여서, 이를 건너뛴 측정은 적법성이 흔들린다. 단속 현장에서는 측정 전 음용수 제공을 요구하고 그 요구와 거부 여부를 남겨두되, 절차 위반이 곧바로 무죄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알아둬야 한다.
대법원 1부는 2026년 10월 1일,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고 한 호흡 음주측정 결과를 유죄 증거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23년 12월 세종시에서 시동을 켠 차 안에 잠들어 있다 적발된 운전자의 측정값은 혈중알코올농도 0.081%였다. 면허취소 기준인 0.08%를 겨우 넘긴 수치다.
문제는 경찰이 측정 전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았고, 석방까지 약 한 시간 동안 물을 주거나 다시 재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이 절차를 어기고 얻은 측정 결과는 적법한 절차 없이 수집한 증거여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에 쓸 수 없다고 봤다.
Photo by Łukasz on Unsplash
호흡측정기는 날숨에 섞인 알코올 농도를 재는 장치다. 입안에 남은 알코올이 함께 측정되면 실제 혈중농도보다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술을 마신 직후이거나 트림, 구토, 구강청정제 사용 같은 변수가 있으면 결과가 왜곡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호흡조사 전 운전자에게 입을 헹굴 물을 주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원래는 경찰청 내부 지침인 교통단속처리지침에만 있었지만, 2023년 7월부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제27조의2)으로 격상됐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약 6개월 전이다. 1심은 "내부 지침일 뿐"이라고 봤지만, 대법원은 시행규칙으로 올라온 이상 법적 구속력을 갖는 절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음주 후 20분이 지나면 입안 알코올 영향이 사라진다"는 1심의 논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연구는 트림이나 딸꾹질 같은 변수를 배제한 실험을 전제로 한 것이라, 실제 단속 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운전자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다. 순서대로 챙기면 된다.
이 기록들은 변호인을 선임하거나 재판에서 측정의 적법성을 따질 때 그대로 증거가 된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이번 판결은 무죄 확정이 아니라 파기환송이다. 측정 결과를 증거에서 빼고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이지, 운전자가 무죄라고 선언한 것이 아니다. 환송심에서 다른 증거로 음주 상태가 인정되면 유죄가 될 수도 있다.
대법원도 절차를 어긴 측정을 예외적으로 증거로 쓸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그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을 뿐이다. 입 헹굼물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모든 음주운전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
정리하면, 입 헹굼물 요구와 기록은 측정의 신뢰성을 다툴 때 운전자가 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다. 하지만 그것이 면죄부는 아니다. 애초에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유일하게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은 이 판결로도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