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8월 6일과 13일 대검찰청 등을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구속영장 기각은 혐의를 부정한 판단이 아니라, 수사의 무게가 신병 확보에서 물증 확보로 옮겨갔다는 신호다. 앞으로는 압수한 전자정보 분석 결과와 불구속 기소 여부가 이 사건의 다음 국면을 가른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월 16일 특검이 청구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유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였다. 짚어둘 것은, 구속영장 기각이 혐의 자체를 부정한 판단은 아니라는 점이다. 구속은 재판 전 신병을 가둘 필요가 있는지를 따지는 절차이고, 유무죄는 그 뒤 재판에서 가려진다.
그래서 기각 이후에도 수사는 멈추지 않았다. 심 전 총장은 즉시항고도 포기했지만, 이는 구속 여부를 놓고 다투기를 접은 것이지 수사 종료를 뜻하지 않는다. 실제로 특검은 8월 6일 대검찰청 정보통신과를, 13일에는 대검과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청주지검 네 곳을 다시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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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수사기관은 두 갈래를 두고 판단한다. 보강 수사를 거쳐 영장을 다시 청구하거나, 불구속 상태로 물증을 모아 기소로 가는 길이다. 이번 특검은 후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심 전 총장의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고, '비상계엄 하 재판 관할' 문건 작성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에 즉시항고하지 않아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는다. 같은 혐의로 전무곤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번 압수수색의 대상이 그 방향을 드러낸다. 특검이 확보하려는 것은 계엄 당시 대검 연구관들이 쓰던 컴퓨터와 대검 정보통신과에서 생성·변경된 전자정보다. 진술이 엇갈리는 사안에서 문서와 전자기록은 관여 정도를 뒤집기 어렵게 만드는 증거가 된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가 곧 결론은 아니다. 특검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하면 재판에 넘긴다. 신병이 확보되지 않아도 불구속 기소는 가능하다. 실제로 종합특검은 채 상병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이시원·임기훈 전 비서관 등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구속 없이도 재판은 열린다는 뜻이다.
다만 기소 여부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압수물에서 어떤 사실이 확인되는지, 심 전 총장 측 소명이 어디까지 받아들여지는지에 따라 갈린다. 이 단계에서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런 수사의 다음 수순을 가늠하려면 몇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정리하면, 영장 기각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수사 방식이 신병 확보에서 물증 확보로 옮겨간 지점이다. 앞으로는 압수물 분석과 기소 여부가 다음 국면을 가르는 갈림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