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가 3개월 만에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허위 종결에는 형사처벌·징계·국가배상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갈래의 책임이 걸릴 수 있다. 신고가 부실하게 처리됐다고 의심되면 감찰 진정과 형사 고발, 재신고 같은 절차로 다툴 수 있고, 종결 사유와 증거 보전 시점부터 확인해야 한다.
제주에서 5월에 접수된 실종신고가 어떻게 처리됐는지가 이 문제의 출발점이다. 서울신문과 뉴시스 보도를 종합하면, 37세 장미란씨는 5월 12일 늦은 저녁에서 13일 새벽 사이 제주시 한림읍에서 자취를 감췄다. 가족이 5월 15일 실종신고를 하자 실종팀 소속 A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가족에게도 같은 말을 전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문제는 그 연락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경찰 조사에서 A경장과 장씨 사이의 통화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가족은 경찰 말을 믿고 기다리다 7월 19일 다시 신고했고, 그사이 초기 CCTV는 저장 기간이 지나 사라졌다. 제주경찰청은 A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8월 11일경 직위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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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공무원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형사처벌, 징계, 국가배상으로 나뉜다. 성격이 달라 하나로 묶으면 오해가 생긴다.
형사처벌의 핵심은 직무유기죄다. 형법 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저버리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적용한 혐의가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 더해 보고서나 처리 기록을 사실과 다르게 꾸며 남겼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는데, 형법 227조의 법정형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직무유기보다 무겁다. 두 죄의 성립 여부는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진다.
징계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진행된다. 국가공무원법상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내려진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니라 조사 기간 동안 직무에서 잠시 배제하는 잠정 조치다. 형사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가 정해진다.
국가배상은 문턱이 있다. 원칙은 공무원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배상하고, 개인에게 직접 청구하려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어야 한다. 법원은 경찰의 수사 판단에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기 때문에, 청구하는 쪽이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잃고 현저히 불합리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연락 사실을 지어내 사건을 덮은 정황이 확인된다면 이 요건을 다툴 근거가 되지만, 결과는 개별 사정에 달려 있다.
처리가 부실하다고 느꼈을 때 기다릴 필요는 없다. 다툴 통로가 여럿 열려 있다.
먼저 해당 경찰서나 지방청의 청문감사인권관실에 감찰을 요구하거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어 담당자의 처리 경위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도 가능하다. 담당자의 직무유기가 의심되면 형사 고발을, 손해가 발생했다면 배상심의회를 거치거나 곧바로 국가배상 소송을 낼 수 있다. 실종 사건 자체는 이번 사례처럼 언제든 재신고가 가능하다.
무엇을 근거로 다툴지 정하려면 기록부터 확보해야 한다. 다음을 순서대로 챙기는 편이 현실적이다.
첫째, 신고가 언제 접수돼 어떤 사유로 종결됐는지 사건번호와 처리 결과를 서면으로 요청한다. 둘째, CCTV·통신·금융 조회 같은 증거의 보전 기간을 확인해 소멸 전에 보전을 요청한다. 이번 사건에서 골든타임을 놓친 결정적 원인이 CCTV 소실이었다. 셋째, 위치추적이나 수색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담당자가 누구인지 확인해 둔다. 기록이 남아 있어야 감찰이든 소송이든 다툴 근거가 된다. 아직 A경장의 최종 징계와 기소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고, 장씨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