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배우자나 교제 상대의 위협이 이어질 때 쓸 수 있는 보호조치는 경찰의 안전조치와 스토킹처벌법의 접근금지·유치·전자장치 부착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대부분 피해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고 유치 인용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등 가장 강한 조치일수록 문턱이 높아 보호에 공백이 생긴다. 위험한 순간에는 112 신고와 증거 기록, 안전조치·접근금지 신청, 위반 시 즉시 재신고라는 순서를 미리 익혀 두는 것이 안전하다.

전 배우자나 교제 상대의 위협이 이어질 때 가장 먼저 알아둘 것은, 신변보호가 저절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보호조치는 피해자나 가족이 직접 신청해야 하고, 접근금지도 어기면 처벌할 수 있을 뿐 가해자를 물리적으로 막아 주는 장치는 아니다.
그래서 어떤 조치가 있는지, 위험한 순간에 무엇을 요청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아두는 편이 안전하다. 스토킹처벌법은 올해 10월 21일로 시행 5년을 맞지만, 보호의 공백은 여전히 지적된다.

Ron Lach
경찰이 운영하는 안전조치(옛 신변보호)는 여러 수단을 묶은 것이다. 손목에 차는 긴급 호출기, 이른바 스마트워치의 SOS 버튼을 누르면 112에 바로 신고되고 지정한 보호자에게 위치가 전송되며, 상황실은 이를 우선 출동 건으로 분류한다. 이 밖에 주거지 순찰 강화, 집 주변 CCTV 설치, 임시숙소나 보호시설 연계, 신변경호, 가해자에게 보내는 서면 경고가 있다.
이 조치들은 자동이 아니다. 보복이 우려되는 피해자나 신고자, 그 가족이 신청하면 담당 부서가 필요성을 심사해 적용 여부를 정한다. 근거 법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 등이다.
스토킹이 얽혀 있다면 스토킹처벌법의 보호조치가 더해진다. 현장 경찰이 바로 취하는 응급조치, 범죄가 성립하기 전 스토킹행위 단계에서도 가능한 긴급응급조치, 그리고 검사와 판사를 거치는 잠정조치로 나뉜다.
접근금지는 잠정조치의 핵심이다. 피해자와 그 동거인·가족, 주거·직장 등으로부터 100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도 금지할 수 있다. 재범 위험이 크면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최대 한 달간 가둘 수 있고, 2024년부터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잠정조치에 더해졌다.
문제는 가장 강한 조치일수록 벽이 높다는 점이다. 유치의 법원 인용률은 2023년 50.9%에서 지난해 31.3%, 올해 8월까지는 22.8%로 떨어졌다. 요건이 구속영장 수준이라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스토킹 처벌은 행위의 '지속·반복'을 전제로 하는데, 그 기준이 불명확해 패턴이 입증되기 전에는 보호가 늦어질 수 있다. 대법원이 두 달 넘게 간격이 벌어진 추적을 '반복'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돌려보낸 사례도 있다. 접근금지 역시 어겼을 때 처벌하는 장치이지 물리적 차단이 아니고, 전자감독 대상자는 느는데 담당 인력은 오히려 줄었다는 지적도 한계로 꼽힌다.
위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대응 순서를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신청과 입증의 몫이 피해자에게 많이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한 번의 신고로 끝내기보다 기록과 신청을 함께 쌓아 가는 편이 보호의 공백을 줄이는 길이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112나 관할 경찰서 피해자 보호 담당, 여성긴급전화 1366에 바로 문의하는 게 가장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