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추석을 앞두고 물가 불안을 조장한 시장교란 사업자 41곳에 세무조사를 착수했고 탈루 혐의액은 1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세무조사를 받는다고 모두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니며, 고발은 이중장부처럼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는 조세포탈에 한정된다. 추징으로 끝날지 고발로 갈지는 부정행위 유무와 조세범칙조사 전환 여부에서 갈리므로, 받은 조사 통지의 성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국세청이 9월 15일, 추석을 앞두고 물가 불안을 조장한 시장교란 사업자 41곳에 세무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으로, 배달의민족·무신사·풀무원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이 추린 탈루 혐의액은 모두 1조원 규모다. 특히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서 번 1조원대 이익을 복잡한 자본거래로 독일 모회사에 넘기면서 원천징수 세금 1000억원대를 회피한 역외탈세 혐의를 받는다. 혐의 금액이 크다 보니 "이 정도면 다 감옥 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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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세무조사의 대부분은 덜 낸 세금을 다시 매기는 추징, 즉 경정으로 끝난다. 신고를 빠뜨렸거나 금액을 적게 적은 정도라면 가산세를 더해 세금을 물리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형사처벌은 별개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조세범처벌법 제3조가 정한 조세포탈죄는 단순히 세금을 적게 낸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세금을 매기고 걷는 일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크게 어렵게 만드는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함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부정한 행위란 이중장부 작성, 허위 세금계산서, 차명계좌를 통한 매출 은닉, 재산 빼돌리기처럼 적극적으로 사실을 감추는 행동을 말한다. 대법원도 단순한 신고 누락이나 과소신고는 조세포탈로 보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다.
그래서 같은 세무조사라도 갈림길이 생긴다. 장부를 잘못 써서 세금이 덜 걷혔다면 추징으로 끝날 수 있지만, 매출을 숨기려고 차명계좌를 동원했다면 형사 문제로 넘어간다. 배민 사건에서 국세청이 '역외탈세'라는 표현을 쓴 것도 단순 누락이 아니라 의도적 이익 이전을 겨냥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부정한 행위가 인정되면 포탈한 세액 규모에 따라 처벌 수위가 계단식으로 올라간다.
| 포탈세액 | 근거 법 | 처벌 수위 |
|---|---|---|
| 일반 | 조세범처벌법 제3조 | 징역 2년 이하 또는 세액 2배 이하 벌금 |
| 5억원 이상 | 조세범처벌법 제3조 | 징역 3년 이하 또는 세액 3배 이하 벌금 |
| 5억~10억원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 징역 3년 이상 |
| 10억원 이상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 |
포탈 세액이 10억원을 넘으면 법정형이 무기징역까지 열린다. 혐의액이 큰 기업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세액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세무조사와,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증거를 모으는 조세범칙조사는 성격이 다르다. 혐의가 뚜렷해지면 국세청은 일반조사를 범칙조사로 전환한다. 조사 통지서에 '범칙'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범칙조사 결과는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통고처분, 고발, 무혐의 세 갈래로 나뉜다. 사안이 비교적 가벼우면 통고처분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를 납부하면 형사소추를 면하고 범죄경력에도 남지 않는다. 반면 사안이 중대하거나 통고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검찰 고발로 이어진다.
한 가지 더 알아둘 점은 전속고발주의다. 조세포탈은 국세청장 등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세무조사 결과 발표가 곧 기소는 아니라는 뜻이다. 발표 시점에는 아직 혐의 단계이며, 부정행위 인정과 고발, 검찰 수사와 재판이라는 관문이 차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