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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전 여사가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수수를 인정했지만,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어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 이 법은 1회 100만원 초과라는 금액선과 직무 관련성이라는 두 기준으로 처벌 여부가 갈린다. 직무와 무관한 사적 선물 대부분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김건희 전 여사가 2026년 8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증인으로 나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267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이다. 그런데 법원은 그에게 형사처벌 위험이 없다며 증언 거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이 장면이 오해를 부른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방을 받았는데 왜 처벌이 아니냐는 것이다. 답은 청탁금지법이 '누가, 얼마를, 어떤 관계에서' 받았는지를 나눠서 따지기 때문이다. 선물을 받았다고 무조건 걸리는 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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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선은 금액이다. 공직자가 같은 사람에게서 1회 100만원, 또는 한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와 관련이 있든 없든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대가성을 따지지도 않는다. 금액 자체가 선을 넘으면 그것으로 성립한다.
두 번째 선은 직무 관련성이다. 100만원 이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직무와 관련이 있어야 제재가 붙고, 형사처벌이 아니라 과태료다. 받은 금액의 2배에서 5배까지 물린다. 직무와 아무 관련이 없는 100만원 이하 금품은 원칙적으로 제재 대상이 아니다.
정리하면 이렇다. 큰돈은 관계를 묻지 않고 형사처벌, 적은 돈은 직무 관련이 있을 때만 과태료. 이 구조를 알면 대부분의 사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가장 궁금한 대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대가 공직자가 아니거나 그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이 없다면 사적인 선물은 대체로 문제되지 않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그 직무를 겨냥한 법이지, 사람들 사이의 모든 선물을 막는 법이 아니다.
명시적 예외도 있다. 8촌 이내 친족이 주는 금품은 금액과 무관하게 허용된다. 또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부조 목적이라면 선물 5만원, 음식물 5만원까지 허용된다. 음식물 한도는 2024년 시행령 개정으로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다. 농수산물이나 그 가공품은 15만원, 설·추석 명절 기간에는 30만원까지 열려 있다.
주의할 점은 '쪼개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사람에게서 여러 번 나눠 받아도 합산해 연 300만원을 넘기면 걸린다.
김건희 사례의 핵심이 여기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그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았고, 공직자가 그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받는 것은 배우자가 아니라 공직자다. 배우자 본인을 겨눈 처벌 조항 자체가 없다. 반대로 직무와 관련 없이 받은 것이라면 배우자도 공직자도 제재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 실제 다툼은 '가방을 받았느냐'보다 '그 가방이 직무와 관련된 것이었느냐'로 옮겨간다. 받은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직자이거나 공직자에게 무언가를 건네려는 입장이라면 순서대로 짚어보면 된다.
관련이 없고 금액이 작다면 대개 문제가 없다. 반대로 직무 관련성이 있는데 한도를 넘긴다면, 액수가 크지 않아도 과태료가 나올 수 있다. 애매하면 국민권익위원회에 사전 문의하는 편이 뒤탈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