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 스토킹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구형받은 여성이 이틀 만에 SNS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하면서, 선고 전 피고인의 행동이 형량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심이 모인다. SNS 삭제나 잠적 자체가 형을 자동으로 높이지는 않지만, 재판부는 이를 반성 여부와 도주·재범 우려를 판단하는 '범행 후의 정황'으로 양형에 반영한다.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건 선고형이 3년 이하인지와 형법 제51조가 정한 반성·피해 회복 같은 정상 참작 사유가 얼마나 인정되는지다.

배우 황정민의 사생활을 폭로해 온 A씨는 검찰이 스토킹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구형한 지 이틀 만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했다. 검찰은 구형 이유로 범행 기간이 길고 일방적 연락 횟수가 지나치게 많았던 점, 재판 중에도 SNS에 피해자 가족을 향한 협박성 글을 올린 점,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점을 들었다. A씨 측은 혐의를 부인했고, 선고공판은 다음 달 8일로 잡혀 있다.
이 장면이 사람들의 궁금증을 건드린다. 구형 뒤에 계정을 지우고 잠적하면, 그 행동만으로 형이 더 무거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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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SNS를 지웠다는 사실 하나로 형량이 자동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자기 계정을 닫는 행위가 곧바로 증거인멸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런 행동을 따로 떼어 보지 않는다. 형법 제51조는 양형을 정할 때 범인의 성행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그리고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한다. 선고 직전의 잠적이나 계정 삭제는 바로 이 '범행 후의 정황'에 들어간다. 즉 그 자체가 죄는 아니어도, 피고인이 사건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읽힌다.
같은 잠적이라도 재판부는 여러 각도에서 본다.
첫째는 반성의 여부다. 양형기준에서 '진지한 반성'은 형을 낮추는 특별한 사유로 취급된다. 반대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상황을 회피하는 태도는 반성 없음에 가깝게 평가될 수 있다.
둘째는 도주와 재범의 우려다. 잠적은 도주 우려를, 재판 중의 협박성 게시글은 재범 위험을 시사하는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A씨 사건에서 검찰이 구형 사유로 '재판 중 SNS 글'을 콕 집은 것이 이 지점이다.
셋째는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이다. 합의나 사과 같은 피해 회복 노력은 형을 낮추는 쪽으로 작동하는데, 잠적은 그 반대 방향의 신호로 남는다.
주의할 점이 있다. A씨 사건은 벌금형이 구형된 사안이라, 감옥에 가느냐 마느냐를 가리는 실형·집행유예의 갈림과는 층위가 다르다. 다만 징역형이 쟁점인 사건이라면 그 경계가 중요해진다.
형법 제62조는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때, 제51조의 사정을 참작해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으면 1년 이상 5년 이하 기간 집행을 유예할 수 있게 한다. 실무에서 집행유예로 기우는 사정으로는 진지한 반성,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의 선처 탄원 등이 꼽힌다.
이 기준을 뒤집어 보면, 선고 전 행동이 왜 중요한지가 분명해진다. 반성이 인정될지, 도주·재범 우려가 없다고 볼지가 곧 집행유예의 문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잠적이나 협박성 게시가 이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
정리하면 SNS 삭제와 잠적은 형을 자동으로 높이는 스위치가 아니라, 재판부가 반성과 재범 위험을 가늠할 때 참고하는 여러 정황 중 하나다. 최종 형량은 결국 혐의가 인정되는 범위와 제51조의 사정 전체를 함께 저울질해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