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통지를 받은 소비자는 집단분쟁조정과 개인 소송 두 갈래로 보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조정은 기업이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성립하지 않는다. SKT와 쿠팡 사건처럼 1인당 10만~30만원 조정안이 나와도 기업이 수락하지 않으면 실제 지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참여 전에는 접수 기간, 조정 성립 시 재판상 화해 효력, 소송 대비 금액과 비용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부경대학교 등록금 시스템이 해킹당해 5천여 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빗썸에서도 고객 수천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이런 통지를 받은 사람이 보상을 요구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직접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것이다.
두 길은 비용과 속도, 강제력에서 갈린다. 조정은 빠르고 돈이 거의 들지 않지만 기업이 거부하면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소송은 느리고 품이 들지만 확정판결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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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집단분쟁조정 | 개인 소송 |
|---|---|---|
| 비용 | 사실상 무료 | 인지대·변호사비 |
| 기간 | 접수 뒤 수개월 | 수년이 걸리기도 |
| 강제력 | 기업이 거부하면 불성립 | 판결은 강제 집행 |
| 성립 효력 | 재판상 화해(확정판결과 동일) | 확정판결 |
집단분쟁조정은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한 제도다. 50명 이상이 같은 피해를 입고 쟁점이 공통되면 한 건으로 묶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인은 수수료를 거의 들이지 않고, 분쟁조정위가 대신 사실관계를 따져 조정안을 내놓는다.
문제는 구속력이다. 분쟁조정위가 조정안을 통지하면 양쪽은 15일 안에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한다. 기업이든 신청인이든 한쪽만 거부해도 조정은 무효가 된다. 조정안 자체는 재판에서 법적 효력이 없다. 반면 조정이 성립하면 그 내용은 재판상 화해, 곧 확정판결과 같은 힘을 갖는다.
유출 통지를 받은 사람은 분쟁조정위 누리집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추가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추가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당사자로 묶인다. 쿠팡 사건에서는 2026년 6월 12일부터 26일까지 보름간 추가 신청을 받았다. 공고 기간은 사건마다 다르니, 통지를 받았다면 분쟁조정위 공고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시간은 생각보다 더 걸릴 수 있다. 개인정보위가 같은 사안을 조사 중이면 분쟁조정은 일시 정지된다. 쿠팡 건도 지난해 접수됐지만 개인정보위 조사와 처분이 끝난 뒤에야 올해 조정이 재개됐다. 처분이 나와 절차가 다시 열리면, 접수를 마감한 뒤 60일 안에 조정안을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보상의 대부분은 위자료, 즉 정신적 손해에 대한 돈이다. 유출로 당장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사례는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쟁조정위는 SKT 해킹 사건에서 신청인 약 4천 명에게 1인당 30만원을 주라는 조정안을 냈다. 정보가 악용돼 휴대폰이 복제될 수 있다는 불안과 유심 교체 과정의 불편을 근거로 삼았다. 쿠팡 사건에서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1인당 10만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2014년 카드사 유출 때 법원이 인정한 금액과 같다.
조정안의 눈높이는 법원이 그간 인정해온 위자료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기업이 2차 피해를 막으려 노력한 점이 참작되면 금액은 더 내려간다.
여기서 조정의 한계가 드러난다. SKT는 30만원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쿠팡도 이미 자체 보상을 끝냈다며 10만원 조정안을 거부했다. 조정안이 나와도 기업이 수락하지 않으면 사건은 그대로 소송으로 넘어간다.
판단을 하나 보태면, 실제 금전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대부분의 유출 사건에서는 비용이 들지 않는 집단분쟁조정부터 참여해 보는 쪽이 현실적이다. 조정이 불성립해도 그 뒤 소송의 길은 그대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