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피고인이 항소심 선고와 동시에 법정구속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구속 사유 심사를 선고와 함께 진행한 결과다. 1심 선고 뒤엔 증거조사가 끝나 실무상 증거인멸보다 '도주 우려'가 중심이 되고, 실형이 선고되면 도주 유인이 커졌다고 보기 때문에 1심 불구속이 2심 구속으로 바뀌기도 한다. 다만 법정구속돼도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상고와 보석이라는 길이 남아 있고, 선고가 실형인지·도주 우려로 볼 사정이 있는지를 보면 구속 가능성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재판에 꼬박꼬박 출석하며 불구속 상태로 다투던 피고인이, 항소심 선고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서 구속되는 장면이 뉴스에 종종 나온다. 2026년 10월 30일 한 변호사의 항소심이 그랬다. 1심은 그를 불구속 상태로 뒀지만, 2심 재판부는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하면서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아 법정에서 구속했다.
법정구속은 판결과 별개의 절차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가 정한 구속 사유 심사를, 선고와 같은 순간에 함께 진행한 결과다. 선고 전까지는 불구속이던 사람이라도 이때 구속 사유가 인정되면 바로 신병이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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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조 제1항은 구속 사유를 세 가지로 본다.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다. 2007년 신설된 제2항은 이 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를 함께 고려하도록 한다. 다만 제2항은 새로운 구속 사유를 만든 게 아니라 도주 우려 등을 판단할 때 참작하는 요소다.
실무 기준도 있다. 2020년 개정된 인신구속사무 처리 예규는 실형을 선고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면 법정에서 피고인을 구속한다고 규정한다.
핵심은 '도주 우려'가 선고 단계에서 달리 평가된다는 점이다. 수사 때와 달리 선고 시점에는 증거조사가 이미 끝나 있어, 증거인멸을 이유로 한 구속은 드물다. 대신 도주 우려가 전면에 선다.
집행유예나 벌금이 아니라 실형이 선고되면, 피고인이 형 집행을 피해 달아날 유인이 커졌다고 재판부가 판단할 수 있다. 1심이 불구속으로 둔 이유가 "성실히 출석했고 다툴 여지가 있다"는 것이었다면, 2심에서 실형이 분명해지는 순간 그 전제가 흔들린다. 같은 사건이라도 형이 가중되거나 유죄 판단이 굳어지면 구속 가능성은 올라간다.
주의할 점은 이 판단이 상당 부분 재판부 재량이라는 것이다. 같은 수준의 사건에서도 결론이 갈린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법정구속과 형 확정은 다른 문제다. 항소심에서 구속됐더라도 7일 안에 상고하면 사건은 대법원으로 간다. 상고한다고 구속이 자동으로 풀리지는 않지만, 형이 확정된 상태도 아니다. 무죄 추정은 형이 확정될 때까지 유지된다.
구속 상태에서도 방어 수단은 남는다. 피고인은 보석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허가하면 불구속으로 재판을 이어갈 수 있다. 또 선고 전후의 미결구금 기간은 나중에 형이 확정되면 형기에 산입된다. 구속 기간이 그냥 사라지는 시간은 아니라는 뜻이다.
내 사건이나 주변 사건에서 2심 구속 여부가 걱정된다면, 다음을 짚어볼 수 있다.
이 기준들은 가능성을 가늠하는 참고일 뿐, 실제 판단은 재판부 몫이다. 구체적 사건이라면 선고 전 변호인과 구속 시나리오와 보석 대응을 미리 상의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