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이 180일 수사를 마치며 서울-양평고속도로 등 규명하지 못한 핵심 의혹을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이첩은 사건 종결이 아니라 수사 주체가 특검에서 경찰로 바뀌는 것으로, 경찰은 특검 기록을 넘겨받아 조사를 이어간다. 다만 앞선 특검 인계 사건 선례처럼 송치까지 여러 단계와 수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종합특검은 2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180일을 수사하고 24일 최종 브리핑으로 마무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58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정작 세간의 관심이 컸던 몇몇 의혹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미결로 남은 대표적인 사건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이다. 특검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조사했으나 기소하지 못했고, 백원국 전 2차관을 압수수색했지만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 사건과 함께 통일교 원정도박 첩보 유출, 김 여사 디올백 수사 무마 외압 의혹 등이 경찰로 넘어갔다.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은 이해충돌 논란으로 담당 특검보가 교체되면서 사실상 진척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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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있다. 특검이 기소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혐의로 종결된 것은 아니다. 특검은 이 사건들을 '기소하지 않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기기로 했다. 수사의 주체가 특검에서 경찰로 바뀌었을 뿐, 사건 자체는 살아 있다.
이첩은 특검이 확보한 수사기록과 증거물, 압수물을 관할 수사기관에 넘기는 절차다. 양평고속도로 사건의 경우 원 전 장관과 백 전 차관 건이 국수본으로 향했고, 디올백·통일교 관련 의혹도 경찰이 넘겨받았다. 여기에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도 일부 사안에 관여할 예정이다.
특검이 쌓아 둔 자료가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찰이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넘겨받은 기록을 토대로 하되, 핵심 관계자는 경찰이 다시 소환해 조사하는 경우가 많다. 특검이 두 차례 불러 조사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인물이라면, 경찰이 같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도 함께 넘어온다.
그래서 이첩 뒤 수사는 '특검이 놓친 조각을 새 시각으로 다시 맞추는' 성격을 띤다. 새 증거나 진술이 나오지 않으면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는 한계도 여기서 나온다.
경찰로 넘어간 사건이 언제 결론에 이를지는 앞선 사례가 참고가 된다. 경찰청은 지난해 이른바 3대 특검에서 넘어온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별도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는데, 2024년 12월 발족해 약 8개월 만인 2025년 7월 활동을 종료했다.
이 특수본은 192건을 인수해 중복 사건을 병합, 137건으로 다시 정리했다. 그중 16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54건은 종합특검·군·공수처 등 다른 기관으로 다시 넘겼다. 활동을 마친 뒤에는 전담수사팀 체제로 전환해 남은 사건을 이어갔다. 인계받은 사건이 정리와 송치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경찰 수사 → 검찰 송치 → 기소 여부 결정이라는 통상의 흐름을 다시 밟게 된다. 이번에 국수본으로 넘어간 사건들도 비슷한 시간표를 예상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특검이 두 차례 조사하고도 규명하지 못한 사건이라는 조건을 감안하면, 경찰 이첩이 곧 새로운 결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찰이 별도 수사본부를 다시 꾸릴 만큼 사건을 무겁게 다루는지, 다른 하나는 이첩된 사건 가운데 실제로 검찰에 송치되는 건이 나오는지다. 이 두 신호가 이번 이첩이 형식적 마무리인지, 실질적 재수사인지를 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