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종합특검은 180일 활동을 8월 23일 마치면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결론을 내지 못한 46건을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재이첩했다. 특검은 활동기간이 정해진 한시 조직이라, 기한이 끝나면 남은 사건은 상설 수사기관이 이어받는 구조여서 수사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주체가 바뀐다. 특검이 모은 기록과 증거가 함께 넘어가는지, 그리고 이 사건이 다시 특검으로 돌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면 앞으로의 진행을 가늠할 수 있다.
권창영 종합특검은 2026년 2월 25일 출범해 180일을 채운 8월 23일 활동을 마쳤다. 기본 90일에 30일씩 두 차례 연장하고, 특검법 개정으로 30일을 더 확보한 기간이었다. 그런데도 특검은 결론을 내지 못한 46건을 경찰 국가수사본부, 이른바 국수본으로 넘겼다.
재이첩은 특검이 사건을 포기했다는 뜻이 아니다. 특검은 활동기간과 수사 대상이 법으로 정해진 한시 조직이다. 기한이 끝나면 조직 자체가 문을 닫기 때문에, 손에 쥐고 있던 미완 사건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는 상설 기관으로 옮겨야 한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경찰이었다.
넘어간 사건 중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땅 인근으로 바뀐 노선 변경 의혹, 통일교 간부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관여 의혹,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 사건 등이 포함됐다. 특검은 이 가운데 일부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잡았지만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단계에서 막히거나 핵심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해 더 나아가지 못한 사건이 경찰로 넘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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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이첩된다는 것은 서류 한 장이 아니라 수사기록 전체가 함께 넘어간다는 뜻이다. 특검이 확보한 진술조서, 압수물, 분석 자료가 국수본으로 인계되고, 경찰은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수사를 이어간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특검이 멈춘 지점에서 다음 수사기관이 받아 드는 구조다.
다만 수집된 자료가 곧바로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 단계에서 단서로 활용하는 것과,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특히 피의자신문조서 같은 서류는 재판에서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쓰기 어렵다. 경찰이 넘겨받은 기록만으로 사건을 끝낼 수 있을지는, 결국 추가 수사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경찰로서는 낯선 일도 아니다. 국수본은 앞서 3대 특검에서 넘어온 인계 사건을 다루는 특별수사본부를 운영하다 7월 말 전담수사팀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특검이 넘긴 사건을 이어받아 처리해 본 경험이 이미 쌓여 있다.
한 번 경찰로 넘어간 사건이 원래의 특검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사실상 없다. 활동을 마친 특검은 해산하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는 조직에 사건을 되돌릴 수는 없다.
같은 사안을 다시 특검이 맡으려면 국회가 새로 특검법을 만들어 별도의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 그만큼 정치적 합의와 입법 절차가 필요한 일이라, 경찰 수사 도중에 자동으로 특검으로 넘어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그 결과는 검찰로 송치되거나 자체 종결되고, 이후 절차는 일반 형사사건과 같은 흐름을 탄다.
재이첩된 사건의 향방을 지켜보는 독자라면 몇 가지 지점을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
특검이 넘겼다는 것 자체는 사건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다. 수사의 무대가 바뀌었을 뿐이고, 실제 결론은 이제부터 경찰과 검찰이 어떻게 이어가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