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역 역무원 흉기 피습처럼 근무 중 동료에게 피해를 입으면 가해자 현행범 체포 뒤 수사·송치·기소·재판으로 형사절차가 이어진다. 피해자는 그와 별개로 신변보호와 피해자 국선변호사, 근로복지공단 산재 신청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산재는 사업주 동의 없이도 본인이 신청한다. 회사에는 CCTV 보존과 가해자 분리, 산재 협조를 요청하고 진단서·수사서류·근무기록을 초기에 모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10월 28일 낮, 경기 고양시 3호선 원당역 역무실에서 30대 남성 역무원이 같은 부서 선배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피해자는 목과 다리 등을 다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장에 있던 동료들이 가해자를 제압했다. 출동한 경찰은 그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현행범 체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경찰은 체포 시점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정해야 하고, 구속되면 수사를 이어간 뒤 사건을 검찰로 넘긴다. 검찰이 기소하면 법원의 재판으로 넘어간다. 체포됐다고 해서 처벌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피해자가 할 일은 이 흐름과 별개로 따로 있다.

Ron Lach
피해자는 형사절차의 '증인'에 머물지 않고 보호와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 수사 초기부터 수사기관에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을 신청하면, 경찰·검찰 조사에 변호사가 동석하고 재판에서 의견을 진술하는 과정을 도와준다.
지난해 12월 특정강력범죄법이 개정되면서 살인·강도 같은 특정강력범죄 피해자에게도 국선변호사 지원이 넓어졌다. 다만 지원 대상인지는 신고서에 적힌 죄명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실제 피해 내용을 함께 보므로, 신청한 뒤 실제 지정됐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보복이 걱정된다면 신변보호조치를, 진술 노출이 두렵다면 가명조서를 요청할 수 있다. 재판이 시작된 뒤에는 피해자도 법원이 보관한 형사재판기록을 원칙적으로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이런 보호는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으니 수사기관이나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먼저 요청해야 한다.
근무 중 동료에게 입은 피해는 업무상 재해, 즉 산재로 처리될 수 있다. 핵심은 폭행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느냐다. 대법원은 직장 안의 인간관계나 직무에 내재한 위험이 현실로 나타난 경우라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왔다. 반대로 업무와 무관한 사적 원한에 의한 폭행이라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산재로 인정되면 치료비(요양급여)와 일하지 못한 기간의 휴업급여 등을 받는다. 신청은 피해자가 직접 할 수 있다. 재해의 일시·장소·경위를 구체적으로 적은 요양급여신청서에 의사 소견서를 붙여 근로복지공단에 내면 되고, 병원이 대행하거나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로 온라인 접수도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업주의 동의나 날인이 필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가 협조하지 않아도 근로자 본인이 신청할 수 있고, 회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보상은 받는다. 요양급여와 휴업급여의 청구 시효는 3년이다. 가해자를 상대로 한 민사 손해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있지만, 산재로 이미 받은 금액은 중복으로 받지 못한다.
회사에는 처벌이 아니라 사실 보존과 복귀 안전을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증빙은 흩어지기 쉬우니 초기에 모아둔다.
형사절차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끌고 가지만, 피해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세 갈래가 동시에 흐른다. 신변보호와 피해자 국선변호사 신청,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신청, 그리고 회사에 대한 자료 보존·안전 조치 요청이다.
어느 것도 다른 하나가 끝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치료를 받으면서 산재를 신청하고,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보호 조치를 요청하면 된다. 절차가 낯설다면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나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먼저 물어 각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제도를 확인하는 것이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