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은 2026년 9월 9일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창업자에게 배우자 몫으로 회사 지분 35%와 현금 650억원, 합계 약 2조5500억원을 나누라고 판결했다. 이런 고액 사건이든 평범한 이혼 사건이든, 판결에 불복할 때는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골라 다투는 선택이 절차상 가능하고 실제로도 흔하다. 어디까지 불복할지는 확정 시점, 소송 비용, 상소불가분 원칙을 함께 따져 결정해야 한다.
2026년 9월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씨의 이혼·재산분할 사건 1심에서 배우자에게 약 2조5500억원을 나누라고 선고했다. 눈에 띄는 건 금액만이 아니다. 재판부는 현금이 아니라 권 씨가 가진 스마일게이트 지분 35%를 현물로 넘기라고 했다. 판결 전 100%였던 지분이 65%로 줄면서 경영권 구도까지 흔들리게 됐다.
배우자 측은 원래 지분의 절반을 청구했고, 권 씨 측은 현물로 나누는 방식 자체에 이견을 낼 수 있다. 즉 한쪽은 비율이, 다른 쪽은 방식이 불만이다. 여기서 이혼을 겪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질문이 나온다. 판결이 마음에 안 들 때, 판결 전체를 다시 다퉈야 하나, 아니면 불만인 부분만 골라 다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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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나 상고는 판결 전체를 통째로 걸어야 하는 절차가 아니다. 불복하는 범위를 스스로 정해 신청한다. 예컨대 위자료 판단은 받아들이고 재산분할 비율만 다투겠다고 정할 수 있고, 분할 금액 중 특정 재산의 평가액만 문제 삼을 수도 있다.
실익은 분명하다. 다투지 않은 부분은 그대로 확정된다. 상급심에서 판단받지 않은 항목은 그 시점에 결론이 굳어져 집행이 가능해진다. 배우자 입장에서 인정받은 부분을 빨리 확정하고 싶다면, 상대가 다투지 않은 부분은 먼저 받아낼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반대로 상고심에서는 원심에서 다투지 않았던 부분을 새로 문제 삼을 수 없다. 항소심에서 조용히 넘어간 쟁점은 대법원까지 끌고 갈 수 없다. 불복 범위를 좁게 잡는다는 건, 좁힌 나머지를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장 현실적인 차이는 돈과 시간이다. 소송 비용의 핵심인 인지대는 다투는 금액에 비례한다. 민사소송에서 항소장에는 1심 인지액의 1.5배, 상고장에는 2배의 인지를 붙인다. 다투는 금액이 클수록 처음 내야 하는 비용도 커진다. 2조원대 사건에서 전부를 다시 다투는 것과 특정 재산 하나만 다투는 것은 초기 비용부터 자릿수가 달라진다.
기간도 마찬가지다. 쟁점이 많으면 감정·재감정, 사실조회가 늘고 심리가 길어진다. 다투는 항목을 줄이면 상급심이 판단할 대상 자체가 줄어 결론이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재산분할은 법원의 재량이 큰 영역이라, 비율 하나만 건드려도 재판부가 전체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는 경우가 있다. 항목을 좁혔다고 심리가 반드시 단순해진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일부만 불복했다고 사건의 나머지가 곧바로 손을 떠나는 건 아니다. 우리 민사·가사 절차에는 상소불가분 원칙이 있다. 상소를 제기하면 확정을 막는 효력과 사건을 상급심으로 넘기는 효력이, 불복 범위와 관계없이 판결 전부에 미친다.
그래서 두 가지 일이 가능해진다. 항소한 쪽은 심리 도중 항소 취지를 넓혀 더 많은 부분을 다툴 수 있다. 그리고 항소당한 쪽도 가만히 있을 필요가 없다. 부대항소를 통해 자기에게 불리했던 부분을 되받아 다툴 수 있다.
한쪽이 재산분할 비율만 조금 손보려고 항소했는데, 상대가 부대항소로 위자료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좁게 시작한 다툼이 넓어질 위험은 늘 상대편 손에도 달려 있다.
실제로 어디까지 다툴지 정할 때는 몇 가지를 함께 저울질하게 된다.
스마일게이트 사건처럼 금액보다 '방식'이 쟁점인 경우엔, 지분을 현물로 넘기느냐 현금으로 정산하느냐 같은 방법 부분만 집중해 다투는 선택이 현실적일 수 있다. 전부를 걸고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보다, 정말 뒤집고 싶은 지점을 좁혀 겨누는 편이 대개 유리하다. 물론 그 판단은 사건마다 다르고, 확정과 포기가 맞물려 있으니 불복장을 내기 전에 범위를 신중히 정하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