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피해자는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에서 치료비·위자료 등 민사 손해를 정상적으로 보상받고, 보험사가 가해자에게 물리는 사고부담금은 피해자 보상액을 줄이지 않는다. 그래서 피해자가 챙겨야 할 돈은 민사 보상과 형사 합의 두 가지이며, 둘은 목적도 출처도 다르다. 치료가 끝나기 전 합의를 서두르지 말고, 형사 합의금이 민사 배상에서 공제되지 않도록 합의서 문구를 확인해야 한다.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했다면 받아야 할 돈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에서 나오는 민사 손해배상이고, 다른 하나는 가해자 개인이 형사처벌을 줄이려 건네는 형사 합의금이다.
민사 보상은 치료비, 위자료, 일하지 못해 생긴 휴업손해를 포함한다. 가해 차량이 보험에 들어 있으면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이 손해를 대신 지급한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보험사가 병원에 치료비 지급을 보증하는 경우가 많다.
형사 합의는 성격이 다르다.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는 자료로,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한다. 민사 보상과는 목적도, 돈의 출처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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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에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다. 가해자가 음주운전을 했으니 보험 처리가 안 되고 나도 보상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피해자 보상은 그대로 나온다.
음주운전은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먼저 보상한 뒤, 그 돈의 일부를 가해자에게 사고부담금으로 물리는 구조다. 2022년 7월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이후 이 부담금은 크게 늘어, 임의보험 구간에서 대인 1억 원, 대물 5천만 원까지 가해자가 떠안을 수 있다. 정확한 액수는 가입 약관과 사고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핵심은 이 돈이 가해자와 보험사 사이의 정산일 뿐, 피해자가 받을 보상액을 줄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음주운전은 위자료를 높이는 사유가 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교통·산재 손해배상 전담재판부 기준으로 사망 사고 위자료 기준금액은 1억 원인데, 음주운전이 확인되면 법원이 이를 가중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음주면 자동으로 두 배가 된다는 식의 법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증거와 법원 재량에 따라 달라진다.
서두르면 손해다. 합의에 앞서 아래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첫째, 치료가 끝났는지다. 치료 종료 전에는 최종 합의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합의한 뒤 나타난 후유증은 돌려받기 어렵다.
둘째, 후유장애 여부다. 노동능력 상실 정도에 따라 위자료와 일실수입이 크게 달라지므로,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있다면 장애 진단을 받은 뒤 금액을 따져야 한다.
셋째, 과실비율이다. 보행자나 상대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잡히면 보상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자료를 일찍 확보해 둔다.
넷째, 보험사 제시액이다. 보험사가 처음 내미는 금액은 협상의 출발점이지 최종 금액이 아니다. 법원 실무 기준과 비교해 과소하지 않은지 살핀다.
흐름은 대체로 이렇다. 사고 접수, 보험사 치료비 지급보증으로 치료, 치료 종료 또는 후유장애 진단, 손해액 산정, 보험사와 합의 또는 소송. 합의가 어그러지면 민사 소송으로 다툰다.
소멸시효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사고가 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민사 청구권이 사라진다.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소득 증빙은 미리 모아 둔다.
형사 합의금과 민사 보상을 섞어 두면 나중에 불리해질 수 있다. 가해자가 건넨 형사 합의금이 민사 배상액에서 공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형사 합의서에 이 금액은 위자료 명목이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취지를 분명히 적는 것이 좋다. 합의금 액수만 쓰기보다 사고 경위, 지급 금액과 지급일, 처벌불원 의사 여부를 함께 명시한다.
한 번 맺은 합의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피해자가 급박한 사정에서 지나치게 낮은 금액에 합의한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다툴 여지가 있고, 그마저 입증이 쉽지 않다. 금액이나 문구가 애매하면 서명 전에 교통사고를 다루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