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을 받으면 영장의 대상·장소·'압수할 물건'·유효기간부터 확인하고 참여권과 압수목록 교부를 요구해야 한다. 휴대폰과 PC는 영장에 전자정보가 명시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압수 대상이 아니며, 관련 없는 데이터는 선별을 요청할 수 있다. 위법이 의심되면 현장에서 막기보다 기록을 남기고 법원에 준항고로 다투는 것이 안전하다.
수사관이 들이닥치면 당황하기 쉽지만, 가장 먼저 할 일은 압수수색 영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영장은 제시 의무가 있으므로 보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영장에서 볼 곳은 네 가지다. 압수할 대상인 사람과 혐의, 수색할 장소, '압수할 물건', 그리고 유효기간이다. 특히 '압수할 물건' 항목이 중요하다. 형사소송법 제215조는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에 한해서만 압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영장에 적힌 혐의, 장소, 물건의 범위를 벗어나는 요구에는 근거를 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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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과정에 입회해 지켜볼 권리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는 피고인과 변호인이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122조는 원칙적으로 집행 일시와 장소를 미리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변호인에게 연락할 시간을 요청하고, 가능하면 변호인이 도착할 때까지 참여권을 근거로 입회를 요구하는 편이 좋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가져가는지 지켜보고 기록해 두면 나중에 다툴 때 중요한 자료가 된다.
무엇이 압수됐는지 적힌 목록을 받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29조는 압수한 경우 목록을 작성해 소유자나 소지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전자정보도 마찬가지다. 탐색과 복제, 출력을 마치면 지체 없이 압수한 전자정보의 목록을 교부해야 한다.
이 목록은 단순한 영수증이 아니다. 나중에 압수가 적법했는지 따질 때 기준이 되는 핵심 자료다. 현장에서 목록을 요구하고, 받은 내용이 실제 가져간 것과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자기기 압수에는 제한이 더 분명하다. 대법원은 2024년 9월 결정에서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휴대전화 전자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그 영장만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없다고 봤다.
전자정보는 범위가 넓어 혐의와 무관한 사생활까지 담기기 쉽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사건과 관련된 정보만 선별해 압수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기 전체를 통째로 가져가려 하면, 혐의와 관련된 부분만 선별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선별이 현장에서 어렵다는 이유로 전체를 복제해 가는 경우에도 참여권과 목록 교부 요구는 유지된다.
부당하다고 느껴도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그 자리에서는 이의를 기록으로 남기고, 사후에 법으로 다투는 편이 안전하다.
수사기관의 압수 처분에 위법이 있다고 보면 법원에 준항고를 낼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417조). 실제로 서울중앙지법은 한 변호사의 휴대전화·태블릿·PC 압수 처분을 취소한 사례가 있다.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중대한 위반이 인정돼, 압수된 전자정보 약 10만2,617건, 전체의 99.9%에 대한 압수가 취소됐다.
준항고에서는 영장 범위를 벗어난 부분, 자료가 사건과 무관한 이유, 참여권이나 목록 교부가 지켜지지 않은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현장 기록이 결정적인 셈이다. 사안이 중대하다면 영장 사본과 압수목록을 들고 변호인과 바로 상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