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7개국 마트 냉장 설비가 해킹돼 식품이 상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부패·변질 식품은 원인과 무관하게 제품 교환이나 구입가 환급 대상이다. 해킹 같은 외부 공격은 마트와 가해자 사이의 문제일 뿐 소비자에 대한 판매자의 교환·환급 책임을 면제하지 않으며, 먹고 탈이 났다면 치료비와 일실소득까지 배상받을 수 있다. 영수증과 제품 사진·현품을 먼저 확보하고, 행정 조사는 1399, 환불·치료비 같은 피해구제는 한국소비자원 1372로 나눠 연락해야 한다.

유럽에서 슈퍼마켓 냉장 설비가 잇따라 해킹당했다. 2026년 11월 2일(현지시간) 벨기에와 스웨덴 등 최소 7개국에서 냉장고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올라 식품이 대량 폐기됐다. 아직 유럽의 일이지만, 같은 일이 국내 마트에서 벌어진다면 소비자가 궁금한 건 하나다. 내가 산 냉장·냉동식품이 상했을 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질된 식품은 왜 변질됐는지와 상관없이 교환이나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 해킹이 원인이어도 마찬가지다.

Helena Lopes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소비자기본법 제16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8조에 근거한다. 이 기준은 가공식품의 부패·변질을 '제품 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소비기한이 지난 경우나 이물이 섞인 경우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냉장 설비가 오작동해 녹았거나 상한 식품이라면 이 '부패·변질' 항목에 해당한다. 판매자에게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할 근거가 되는 것이다.
다만 이 기준의 성격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당사자가 다른 해결 방법에 합의하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합의·권고의 기준이지, 그 자체가 법원의 확정 판결은 아니다. 그래도 분쟁 조정의 출발점이 되는 공식 기준이라는 점에서 실제 요구의 근거로 쓰인다.
이미 먹은 뒤 탈이 난 경우는 보상 범위가 넓어진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섭취 후 부작용이 생기면 구입가뿐 아니라 치료비와 경비, 일실소득까지 배상 대상으로 본다.
여기서 일실소득, 즉 일을 못 해 생긴 소득 손실은 실제로 손실을 입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인정된다. 액수를 증명하기 어려우면 통상임금 수준으로 계산한다. 그래서 몸에 이상이 생겼다면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인과관계를 남겨 두는 편이 좋다.
소비자가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여기다. "해커 때문에 생긴 일인데 마트가 책임지나" 하는 의문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변질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조건으로 달지 않는다. 판매된 식품이 부패·변질 상태였다는 사실 자체가 교환·환급의 근거다. 사이버 공격은 마트와 가해자, 그리고 수사기관 사이의 문제이지, 소비자에게 판 식품의 하자를 면제해 주는 사유가 아니다. 마트가 외부 공격을 이유로 책임을 피하려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질 사실과 구입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다툼은 그다음 단계의 일이다.
실제 대응은 증거 확보에서 시작한다. 구입 영수증, 상한 제품의 사진, 그리고 현품을 포장째 보관한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진단서를 추가한다. 증거가 없으면 기준이 아무리 명확해도 요구를 관철하기 어렵다.
연락 창구는 목적에 따라 다르다. 섞어 쓰면 처리가 늦어진다.
| 목적 | 창구 | 역할 |
|---|---|---|
| 변질·불량식품 신고 | 1399 (식품안전나라) | 행정 조사, 지자체 이첩 |
| 환불·치료비 등 피해구제 | 한국소비자원 1372 | 금전 보상·분쟁 조정 |
1399는 무료 전화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원인을 조사해 행정 조치로 이어지는 절차다. 환불이나 치료비 같은 금전 보상은 한국소비자원 1372로 따로 문의해야 한다. 참고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2026년 12월 31일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신고·처리 절차의 세부가 바뀔 수 있으니 실제 분쟁 시에는 식품안전나라에서 현행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