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8월 13일 대검찰청 등 4곳을 다시 압수수색하며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내란 가담 의혹 수사를 이어갔다. 지난 7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강제수사가 계속된다는 것은 특검이 기각 사유였던 증거인멸 우려를 새 자료로 메우려 한다는 뜻이다. 재청구가 실제로 나올지는 이번에 확보한 전자정보 분석 결과와 법원이 지적한 도주 우려 판단이 바뀔 수 있는지에 달렸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8월 13일 대검찰청,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청주지검 네 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대상은 12·3 비상계엄 당시 근무한 일부 대검 연구관들의 PC와 정보통신과에서 생성·변경된 전자정보다. 앞서 8월 6일에도 대검 비상안전담당관실과 정보통신과를 상대로 같은 성격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주목할 점은 시점이다. 특검은 지난 7월 16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에 이 강제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구속영장 기각은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일 뿐, 혐의가 없어졌다는 판단이 아니다. 수사 자체는 그대로 진행되고,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도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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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확보한 것은 사람의 진술이 아니라 PC와 전산 기록 같은 전자정보다. 이런 자료는 확보 즉시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포렌식으로 복원·분석해 계엄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했다는 의혹의 지시 정황이나 내부 문서가 실제로 나오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남는다.
구속영장 재청구에는 법으로 정해진 횟수 제한이 없다. 다만 같은 내용을 그대로 다시 내밀 수는 없고, 이전 청구 때보다 진전된 새로운 소명자료가 있어야 법원을 다시 설득할 수 있다. 이번 압수물 분석에서 종전에 없던 증거가 나오는지가 재청구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이 되는 셈이다.
종합특검의 영장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라는 점도 배경에 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종합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17건 가운데 11건이 기각돼 기각률이 65%에 이르렀다. 특검으로선 재청구를 서두르기보다 근거를 다지는 편이 안전하다.
재청구가 넘어야 할 벽은 이미 드러나 있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심 전 총장 영장을 기각하며 "증거 인멸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사건 진행 상황에 비춰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각 사유가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 두 축인 셈이다.
이 중 증거인멸 우려는 상대적으로 보강이 가능한 쪽이다. 관련 전자정보를 특검이 이미 확보해 나간다면, 피의자가 증거를 없앨 여지가 줄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반대로 인멸 시도 정황이 새로 드러날 수도 있다. 분석 결과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
문제는 도주 우려다. 도주 가능성은 새 증거보다 피의자의 신분, 주거, 사건 진행 상황에 좌우되는데, 전직 검찰총장이라는 신분과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되는 수사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이 조건이라면 압수물에서 결정적 증거가 나오더라도 법원이 도주 우려를 다시 낮게 볼 가능성은 남는다.
결국 이번 재압수수색은 재청구를 위한 준비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특검이 새 증거를 확보하는지, 그리고 그 증거가 두 기각 사유를 동시에 흔들 만한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현재로선 재청구 여부와 시점 모두 특검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어, 확정이 아닌 가능성의 영역으로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