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쿠팡 물류센터 지게차 끼임 사고처럼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각각 다른 대상을 겨냥해 적용되고 동시 적용도 가능하다. 산안법은 사업주·현장 책임자·법인을, 중처법은 경영책임자를 겨냥하며 사망 시 중처법은 징역 1년 이상의 하한형을 둔다. 유가족은 산재보험 유족급여, 민사 손해배상, 형사 고소라는 세 경로를 밟을 수 있고 성급한 합의는 피하는 편이 낫다.

8월 23일 낮 경기 광주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40대 노동자가 입식 지게차로 상하차 작업을 하다 후진 과정에서 안전 난간과 지게차 사이에 목이 끼였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돼 맥박은 돌아왔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중태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사고 경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이런 사고에서 "사업주가 처벌받느냐"는 질문의 답은 하나가 아니다.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두 개의 법이 각각 다른 사람을 겨냥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Gaurav Bhushan
두 법의 핵심 차이는 '누구를 처벌하느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현장의 안전조치 의무를 진 쪽, 즉 사업주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그리고 법인을 대상으로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경영책임자, 통상 대표이사급을 겨냥한다.
| 구분 | 산업안전보건법 | 중대재해처벌법 |
|---|---|---|
| 주 대상 | 사업주·현장 책임자·법인 | 경영책임자(대표 등) |
| 사망 시 개인 | 7년 이하 징역/1억원 이하 | 1년 이상 징역/10억원 이하 |
| 법인 벌금 | 10억원 이하 | 50억원 이하 |
산안법은 안전조치 의무를 어긴 것 자체를 처벌한다. 안전조치 위반은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고, 그 위반으로 사람이 숨지면 형이 더 무거워진다. 반면 중처법은 개별 위반 하나하나가 아니라, 회사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췄는지를 따진다. 체계가 부실한 상태에서 중대재해가 나면 경영책임자에게 최소 징역 1년 이상이라는 무거운 하한형이 적용된다.
두 법은 한 사고에 함께 적용될 수 있다. 지난달 HL만도 평택공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설비 정비 중 끼여 숨진 사고가 그 예다. 대표이사는 중처법 위반 혐의로, 법인과 공장 안전보건총괄책임자는 산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주의할 점은 결과에 따라 적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중처법의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이 대표적 요건이다. 부상의 경우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정도 등 별도 기준을 따지고, 처벌 수위도 7년 이하 징역으로 사망과 다르다.
이번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는 현재 중태로, 사망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법이 어느 수위로 적용될지는 부상 정도와 조사 결과가 나와야 가려진다. 같은 '끼임 사고'라도 HL만도 사례처럼 사망이 확정된 경우와 진행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피해자나 유가족이 취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세 갈래다.
여기서 한 가지 조언을 덧붙이자면, 사고 직후 사측이나 노무법인이 서둘러 합의를 권하는 경우가 있다. 산재보험 급여와 민사 배상은 별개이고 형사상 처벌불원 의사는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보상 범위와 책임 소재가 정리되기 전에 합의를 서두르지 않는 편이 유족에게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