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이 신체를 몰래 촬영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로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유포하지 않고 촬영만 해도 범죄가 성립한다. '장난이었다'거나 '연인·가족 사이'라는 해명은 고의와 신뢰관계 악용을 이유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을 뿐 감형 사유가 되지 못한 사례가 많다. 몰래카메라를 발견하면 기기를 함부로 만지지 말고 설치 상태를 기록·보존한 뒤 경찰과 디지털 성범죄 지원기관에 알리는 순서로 대응해야 한다.

연인이나 가족 사이에서도 '몰래 찍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신체를 카메라로 촬영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가 적용된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2020년 개정으로 형이 올라간 현행 기준이다.
오해가 많은 지점이 있다. 찍은 영상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유포하지 않고 촬영만 해도 이 죄는 성립한다. 설치하고 렌즈를 돌린 그 순간에 범죄가 완성되는 구조다.

Jakub Zerdzicki
실무에서 "장난이었다", "호기심이었다"는 해명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조항은 촬영 동기가 장난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의로 기기를 설치하고 촬영했다면, 동기가 무엇이든 성립한다.
오히려 해명이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카메라 기능을 뺀 연기감지기"라고 주장했지만, 항소심은 설치 장소와 시도 횟수, 사용한 장치를 근거로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형을 1심보다 늘렸다. 연인 사이라서 가볍게 봐주지도 않는다. 전 여자친구의 사생활을 촬영한 사건에서 법원은 '인적 신뢰관계를 악용한 범행'이라며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가까운 사이라는 점이 감형이 아니라 가중 사유가 된 셈이다.
"상대가 동의했다"는 주장도 조심해서 봐야 한다. 애초에 몰래 설치했다면 동의 자체가 없다. 더 중요한 건,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그것이 '유포 동의'는 아니라는 점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은 촬영 당시에는 동의했어도 나중에 상대의 의사에 반해 그 영상을 퍼뜨리면 똑같이 처벌한다. 촬영 동의와 유포 동의는 별개다.
몰래카메라는 영상 외에도 두 가지 법에 더 걸릴 수 있다.
하나는 소리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청취하는 것을 금지한다. 위반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고, 벌금형 규정이 없어 무겁다. 다만 자신이 대화의 당사자라면 상대 동의 없이 녹음해도 처벌 대상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건 자리를 비운 사이 숨겨 둔 기기가 '내가 끼지 않은'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설치 장소다. 상대의 집에 몰래 들어가 기기를 설치했다면 형법상 주거침입(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 함께 문제 된다. 함께 사는 집인지, 출입 권한이 있었는지에 따라 성립 여부는 갈린다.
몰래카메라를 발견했을 때 당황해 기기를 떼어 내거나 저장매체를 초기화하면, 가장 중요한 증거가 사라진다. 순서를 지키는 편이 안전하다.
촬영 자체가 끝난 범죄이므로, 상대가 "지우겠다"고 해도 그것으로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 기록과 보존이 피해자가 쥘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