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경찰이 5·18 허위사실을 누리집에 수십 차례 반복 게시한 지만원 씨에게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같은 허위 주장은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5·18 특별법에 따른 형사 처벌과 민법상 손해배상으로 각각 따로 돌아가며, 반복은 구속 사유를 키운다. 글을 올리기 전 그 문장이 검증 가능한 사실인지, 이미 허위로 판명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2026년 10월, 경찰이 극우 논객 지만원 씨에게 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혐의는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사실 전파다. 그는 이미 2023년 5·18에 참여한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비방한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고, 올해 1월에는 북한군 개입설을 담은 책으로 9천여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까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같은 취지의 글을 자신의 누리집에 수십 차례 반복해 올린 것이 이번 영장의 배경이다.
한 사람의 같은 주장이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 나아가 구속으로까지 번지는 과정은 온라인에서 역사·사회 사안을 글로 다루는 사람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허위사실 반복 유포가 법적으로 어떻게 갈라져 쌓이는지 순서대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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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흔한 오해부터 풀자. 우리 형법에 '허위사실 유포죄'라는 단일 죄명은 없다. 거짓 정보가 누구의 어떤 이익을 해쳤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갈린다. 특정인의 명예를 깎으면 명예훼손, 그 수단이 인터넷이면 정보통신망법, 특정 역사적 사실이면 별도 특별법이 붙는다. 그래서 글 하나에 여러 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은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자를 5년 이하 징역 등으로 처벌한다. 같은 내용을 인터넷이나 SNS에 올리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는데, 거짓 사실이면 7년 이하 징역, 참인 사실이어도 3년 이하 징역이 가능하다. 적시한 내용이 허위냐 진실이냐가 형량을 크게 가른다. 두 죄 모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겨눈 경우는 사자명예훼손(형법 제308조)으로, 결이 다르다. 오직 '허위'인 사실일 때만 성립하고, 유족 등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는 친고죄다. 또 공익을 위해 진실을 말한 경우 벌하지 않는 면책 규정(제310조)은 일반 명예훼손에는 적용되지만 사자명예훼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5·18 같은 사안에는 특별법이 하나 더 겹친다.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는 방송·출판물·정보통신망·공개 발언 등으로 5·18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예술·학문·연구나 시사보도 목적은 처벌에서 뺀다.
형사 고소를 하든 안 하든, 피해자나 유족은 민사로 위자료를 따로 청구할 수 있다. 근거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와 제751조(정신적 손해)다. 형사에서 무죄나 불기소가 나와도 민사 배상이 인정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두 절차는 요건과 판단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 씨가 형사 복역과 별개로 9천여만 원의 배상 책임을 진 것이 바로 이 두 트랙이 동시에 돌아간 결과다.
구속은 처벌이 아니라 재판과 수사를 위해 신병을 확보하는 절차다. 법이 정한 핵심 사유는 증거인멸 염려와 도망 염려이고, 재범 위험성은 영장 심사에서 함께 고려되는 사정이다. 여기서 '반복'이 무겁게 작동한다. 처벌을 받고도 같은 주장을 다시, 그것도 수십 차례 올렸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지 씨 사건에서 과거 유죄 확정과 반성 없는 반복 게시가 거론된 맥락이 이것이다. 한 번의 실수보다 '멈추지 않음'이 신병 확보의 명분을 키운다.
표현의 자유는 넓다. 그러나 반복해 쌓인 허위는 형사·민사·구속이라는 세 갈래로 한꺼번에 돌아올 수 있다. 올리기 전 '사실인지, 되풀이인지' 두 가지만 자문해도 상당수 위험은 미리 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