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정보 제공과 신변보호 권리는 대부분 신청을 전제로 작동하고, 2025년부터 검찰은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는 한 수사·재판 진행 정보를 자동 통지한다. 신고만 하고 아무것도 요청하지 않으면 재판 결과나 가해자 석방 같은 중요한 사실을 놓칠 수 있다. 신고 직후 통지 신청과 신변보호 신청을 먼저 하고, 재판 단계에서는 진술권과 기록 열람 신청이 가능한지 담당 검찰청 피해자지원실에 확인하자.
강력범죄를 신고하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모든 걸 챙겨줄 것 같지만, 피해자 보호 제도의 상당수는 피해자가 직접 요청해야 작동한다. 범죄피해자 보호법과 형사소송법은 정보 제공과 신변보호를 "신청이 있는 때"를 전제로 규정하는 조문이 많다.
그래서 신고 직후 가장 먼저 할 일은 두 가지 신청이다. 사건 처리 상황을 알려달라는 통지 신청, 그리고 안전이 걱정되면 신변보호 신청이다. 두 신청 모두 담당 수사관이나 검찰청 피해자지원실을 통해 접수하며, 일찍 신청할수록 이후 단계에서 정보를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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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중에는 사건이 어디까지 왔는지, 피의자가 구속됐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형사소송법 제259조의2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 공판 일시와 장소, 재판 결과, 피의자·피고인의 구속·석방 같은 구금 사실을 신속히 통지하도록 정한다.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8조는 수사 진행 상황 자체도 제공 대상으로 본다.
신변이 걱정된다면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9조가 근거다. 경찰과 검사는 피해자가 피의자 등으로부터 생명·신체에 해를 입을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안전조치를 할 수 있다. 경찰 신변보호는 신청서를 내면 신변보호심사위원회가 필요성을 심사한 뒤 조치를 정한다. 주거지 순찰 강화, 임시숙소 제공, 신변경호, 위치추적용 스마트워치 대여 등이 대표적이다. 보복이 특히 우려되는 사건이라면 여러 조치를 함께 적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피해자가 통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처분 결과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많았다. 2025년 부산에서는 성폭행 가해자가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숨졌는데도 피해자가 두 달 넘게 몰랐던 사례가 알려졌다. 검찰은 이후 제도를 고쳐,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공소제기·재판·구속 같은 형사절차 정보를 자동으로 통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동 통지가 모든 정보를 포함하지는 않는다. 가해자의 형 집행 상황처럼 시간이 많이 지난 정보는 피해자가 원할 때만 제공한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출소나 사망 같은 사실을 확실히 알고 싶다면, 자동 통지만 믿지 말고 피해자지원실에 별도로 요청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재판이 시작되면 피해자는 방청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법원이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 피해 정도나 처벌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게 하도록 한다. 양형에 피해자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통로다.
기록을 보는 권리도 2025년에 넓어졌다. 같은 해 9월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피해자가 소송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재판장이 원칙적으로 허가하도록 바꿨다. 예전에는 재판장 재량이었지만, 이제는 허가하지 않거나 조건을 붙일 때 그 이유를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 신청할 때 사건번호와 보려는 서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면 처리가 빠르다.
가해자 측이 합의를 요구해도 응할 의무는 없다.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뿐, 피해자가 거부할 권리가 있다. 금전 배상을 받고 싶다면 합의 외에 다른 길도 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은 1심이나 2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될 때 피해자가 치료비 등 직접 피해의 배상을 형사재판 안에서 신청하는 제도다. 검사가 회부하거나 피해자가 신청하는 형사조정(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도 선택지다.
합의 과정의 연락 자체가 위협으로 느껴진다면, 접촉을 수사기관을 통해서만 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보복이 두렵다면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실명 대신 가명을 쓰는 가명조서와 인적사항 비공개를 요청할 수 있고(대상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 앞서 설명한 신변보호 조치와 접근금지를 함께 신청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판단 하나만 덧붙이자면, 이 권리들은 "나중에"가 아니라 신고 직후부터 하나씩 신청해 두는 편이 낫다. 수사가 끝난 뒤 뒤늦게 기록을 찾거나 통지를 요구하면 시간과 절차가 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