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를 받은 손현보 목사가 유예 기간 중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집행유예자의 해외출국이 가능한지 관심이 커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행유예 판결 자체가 출국을 막지는 않으며, 별도의 출국금지나 여권 발급 제한이 있어야 출국이 제한됩니다. 다만 여권을 새로 발급받을 때는 거부될 수 있고, 보호관찰이 붙으면 여행 신고 의무가 생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는 2026년 1월 부산지법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당일 석방됐습니다. 그런데 유예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그해 7월 미국을 방문해 8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집행유예 중인데 어떻게 해외에 나갔느냐'는 의문이 나왔습니다. 답을 알려면 집행유예가 어떤 제도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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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는 유죄를 인정해 형을 선고하되, 그 형의 집행을 일정 기간 미루는 제도입니다. 실형처럼 교도소에 가두는 대신 사회 안에서 생활할 자유를 유지시켜, 낙인과 재범을 줄이고 사회 복귀를 돕자는 취지입니다. 유예 기간을 별문제 없이 넘기면 형 선고의 효력 자체가 사라집니다. 핵심은 집행유예자의 신체 자유가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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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변호사는 법률방송뉴스 인터뷰에서 '집행유예 기간에 거주지 이전이나 출국, 여행을 금지하는 제약은 특별히 없고, 새로운 고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집행유예 판결이 자동으로 출국을 막지는 않습니다. 출국이 제한되려면 뒤에 설명할 출국금지나 여권 발급 거부 같은 별도 처분이 있어야 합니다. 손 목사처럼 이미 유효한 여권을 갖고 있고 출국금지가 걸려 있지 않다면, 출국 자체는 합법적으로 가능합니다.

Earl Andre Roca
출국금지는 출입국관리법 제4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내리는 별도 처분입니다.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 징역·금고형의 집행이 끝나지 않은 수형자, 일정 금액 이상의 벌금·추징금이나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 등이 대상입니다. 여기서 '집행이 끝나지 않은 사람'은 실제로 복역 중이거나 복역이 남은 실형 수형자를 뜻합니다. 형의 집행이 유예된 집행유예자는 이 조항의 당연한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면, 재판 회피를 막기 위해 출국금지가 걸릴 수 있습니다.
주의할 지점은 여권입니다. 여권법 제12조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 기간 중인 사람에 대해 여권 발급이나 재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거부하여야 한다'가 아니라 '거부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고, 무엇보다 여권을 새로 발급·재발급받을 때의 문제입니다. 이미 유효 기간이 남은 여권을 갖고 있다면 그 여권으로 출국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습니다. 손 목사 사례가 가능했던 것도 유효한 여권을 이미 소지하고 있었고 별도의 출국금지가 없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 중 해외출국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보호관찰이 함께 부과됐다면 1개월 이상 여행 시 보호관찰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하고, 전자감독 대상자는 출국에 허가가 필요합니다. 또 여권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발급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집행유예=출국 불가'라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며, 실제 제한 여부는 출국금지·여권·보호관찰이라는 별도의 조건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