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는 환자가 자신이나 타인을 해칠 위험이 뚜렷할 때만 전문의 지시로 격리·강박을 허용한다. 격리 12시간·강박 4시간 같은 구체적 한도와 기록 의무는 법이 아닌 복지부 지침에 담겨 있는데, 최근 인천 정신병원에서 반년 사이 환자 4명이 숨지며 불법 격리·강박 의혹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보호자는 전문의 지시 여부와 시간 한도 준수, 기록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부당하면 인권위 진정과 수사기관 고소로 대응할 수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는 격리와 강박을 함부로 쓰지 못하게 막아 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환자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협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에 한해 허용된다. 두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가 있어야 한다. 간호사가 먼저 격리한 뒤 나중에 보고만 한 사례를 두고 인권위는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2023년에는 전문의 지시 없이 환자를 격리·강박한 인천의 한 병원장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지시는 사후가 아니라 사전이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Aljona Ovtšinnikova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여기다. "몇 시간까지 묶을 수 있나" 같은 구체적 한도는 법 조문이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에 담겨 있다. 지침상 성인 기준 격리는 최대 12시간, 강박은 최대 4시간까지이며, 이를 넘기려면 전문의의 대면 평가와 다학제 평가 회의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법과 지침이 어긋난다는 점이다. 인권위는 지침이 기물 파손 우려나 충동 조절이 어렵다는 환자의 요구 같은 사유에도 보호실 격리를 허용해, 제75조의 좁은 요건보다 넓게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에는 격리·강박 기준을 법령에 근거하도록 하고 위반 시 책임을 묻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2026년 10월, 인천의 한 정신의료기관에서 반년 사이 입원환자 4명이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인권위는 10월 6일 병원장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와 감금,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고, 같은 날 인천경찰청이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유족의 고소로 경찰 수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아직 혐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며, 수사 주체를 두고 기관 간 조율 공백 문제도 불거졌다.
이 사건에서 거듭 지적된 것이 기록이다. 과거 인권위 사례에서는 의사의 경과기록과 간호기록·격리강박일지가 서로 맞지 않아 실제보다 짧게 시행한 것처럼 적히거나, 활력징후를 재지 않고도 잰 것처럼 기재된 정황이 드러났다. 기록이 곧 위법 여부를 가리는 증거가 된다.
가족이 격리·강박이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다음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병원에는 의무기록 사본을 청구해 격리·강박일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기록을 보여 주지 않거나 내용이 실제와 다르면 그 자체가 문제의 단서다.
부당한 격리·강박은 두 갈래로 다툴 수 있다. 하나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다. 인권위는 위 사례들처럼 조사 후 위법을 판단하고 징계나 고발을 권고한다. 다른 하나는 수사기관 고소다. 사망이나 상해가 있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 정당한 사유 없는 신체 구속이라면 감금 혐의가 문제 될 수 있다. 두 경로는 동시에 밟을 수 있으므로, 기록 확보를 먼저 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