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제178조 사기적 부정거래죄는 거짓 정보나 중요한 사실의 누락으로 투자자의 판단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상장 계획을 숨기고 기존 주주 지분을 사들여 2631억원을 챙긴 혐의로 송치하면서 상장 전후 정보 비대칭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비상장주식 거래에서 상대가 결정적 정보를 감췄다고 의심되면 거래 시점과 오간 말을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다.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관련한 세 가지 행위를 처벌한다. 첫째 부정한 수단·계획·기교를 쓰는 행위, 둘째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적거나 고의로 빠뜨려 이익을 얻는 행위, 셋째 거짓 시세를 이용해 거래를 꾀는 행위다. 이 중 첫 번째가 특히 넓다. 대법원은 '부정한 수단'을 두고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모든 수단을 뜻한다고 봤다.
핵심은 정보의 진실성이다. 거짓이나 누락된 정보가 상대의 투자 판단을 흔들었는지가 성립의 갈림길이 된다. 단순히 값이 오를 종목을 잘 골라 산 것과, 상대가 알았다면 팔지 않았을 사실을 숨기고 사들인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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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여부는 주식 가치를 뒤집는 결정적 정보다. 상장이 임박하면 값이 크게 뛸 수 있는데, 이 정보를 경영진만 쥐고 있다면 주주와의 사이에 정보 불균형이 생긴다. 이 상태에서 정보를 감춘 채 거래를 유도하면 사기적 부정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
2026년 9월 3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5명을 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본 그림은 이렇다. 2019년 4월 방 의장이 상장 검토를 지시했고, 그해 8월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며 주식 매도를 종용했다. 이어 하이브 임원이 세운 사모펀드의 특수목적법인이 그 지분을 사들였고, 2020년 10월 하이브가 상장한 뒤 2021년 주식을 전량 팔았다. 이 과정에서 챙긴 차익이 약 2631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상장 정보를 독점한 경영진이 정보 불균형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자본시장 질서를 흔든, 사회적 법익을 해치는 범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 사건은 아직 수사기관의 판단 단계다. 검찰은 거짓 정보로 주식을 사들인 행위를 개인적 법익을 침해한 사기에 가깝게 보는 시각도 내비쳤다. 어느 죄로 기소되고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비슷해 보이는 제174조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죄와는 초점이 다르다. 두 조항을 구분해 두면 자신의 상황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가늠하기 쉽다.
| 구분 | 제174조 | 제178조 |
|---|---|---|
| 처벌 핵심 | 공개 안 된 내부정보 이용 | 거짓·누락에 의한 기망 |
| 문제되는 것 | 정보 취득 경로와 거래 연결 | 투자자를 오인시켰는지 |
| 전형적 상황 | 내부자가 공시 전 매매 | 사실 숨기고 거래 유도 |
제174조가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미리 썼는가'를 따진다면, 제178조는 '거짓말이나 은폐로 상대를 속였는가'를 본다. 상장 계획을 숨긴 사례가 후자에 걸리는 이유다.
비상장주식이나 장외주식을 거래한 뒤 상대가 결정적 정보를 감췄다는 의심이 든다면, 감정보다 기록이 먼저다.
먼저 거래의 연표를 만든다. 언제 어떤 말을 듣고, 언제 팔거나 샀는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한다. 그다음 상대의 발언과 실제 벌어진 일 사이의 간극을 짚는다. "상장 계획이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얼마 뒤 상장이 진행됐다면, 그 말과 나의 매도 결정이 어떻게 이어졌는지가 핵심 고리다. 이때 문자, 메신저, 이메일, 추천 문구 같은 통신 기록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존한다.
형사 성립 여부를 개인이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자료를 갖춘 뒤에는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신고나 금융감독원 신고 창구를 통해 판단을 구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다. 사기적 부정거래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이 기본이고, 부당이득이 클수록 형이 무거워져 이득 규모에 따라 징역 하한이 높아진다. 그만큼 의심 단계의 기록 확보가 이후 판단의 바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