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은 2026년 9월 3일 김영식 여사가 구광모 LG 회장을 상대로 낸 재판상 파양 청구를 기각해 두 사람의 양친자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재판상 파양은 학대·유기나 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인정되고 청구 기간도 짧아, 성인 사이에서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다. 설령 파양이 됐더라도 이미 2018년에 이뤄진 상속을 되돌릴 수 있는지는 별개의 쟁점이므로, 입양·상속 갈등이 있다면 파양과 상속 문제를 나눠 따져봐야 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이은주 판사)은 2026년 9월 3일 김영식 여사가 구광모 LG 회장을 상대로 낸 재판상 파양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청구를 낸 김 여사가 모두 부담하게 됐다. 두 사람의 법적 모자관계는 그대로 남는다. 재판부는 기각 이유를 법정에서 따로 밝히지 않았다.
김 여사는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배우자이고, 구 회장은 2004년 구 선대회장의 양자로 입양됐다. 형식상 어머니가 아들을 상대로 관계를 끊겠다고 낸 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Russ H
한번 성립한 입양은 마음이 바뀌었다고 일방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성년 양자의 경우 양측이 합의하면 협의상 파양이 가능하지만,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재판상 파양을 청구해야 한다. 이때는 민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민법 제905조는 재판상 파양의 원인을 네 가지로 정한다. 양부모가 양자를 학대·유기하는 등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 양부모가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그 밖에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다. 감정의 골이 깊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관계 파탄에 이른 구체적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
기간 제한도 있다. 생사불명을 뺀 나머지 사유는 그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사유가 있은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재산을 둘러싼 갈등이 뒤늦게 파양 청구로 이어질 때 이 제척기간이 걸림돌이 되곤 한다.
이번 소송의 뿌리는 상속이다. 구 선대회장이 2018년 별세하고 구 회장이 ㈜LG 지분 대부분을 상속하자, 김 여사와 두 딸이 반발했다. 이들은 2023년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기각돼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파양 소송은 그 뒤인 2024년 11월 별도로 제기됐다. 상속을 다투는 흐름 속에서 나온 소송이라는 점이 이번 사건의 성격을 보여준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파양이 인정되면 입양으로 생긴 친족관계가 끝나고 상속 자격도 사라진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2018년에 개시돼 마무리된 상속까지 자동으로 되돌리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상속 포기나 상속권 상실 선고는 법에 상속 개시 시점으로 소급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파양에는 그런 소급 규정이 없다. 이미 지난 상속에 파양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판례로 뚜렷이 정리돼 있지 않은 영역이다. 이번에는 파양 자체가 기각돼 이 쟁점까지 가지도 않았다.
이 사건은 유명인 가족의 일이지만, 입양과 상속이 얽힌 갈등은 일반 가정에서도 생긴다. 정리하면 세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