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서울청 조사4국이 8월 13일 KB국민은행에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지만, 이는 탈세 확정이 아니라 혐의를 들여다보는 착수 단계다. 조사 결과는 세금을 다시 매기는 추징(행정)과 부정한 행위가 인정될 때의 조세포탈죄(형사)로 갈리며, 형사처벌은 국세청의 고발이 있어야 시작된다. 포탈세액이 클수록 형이 무거워지고 양벌규정으로 법인도 처벌 대상이 되므로, 착수 보도만으로 결론을 단정하기보다 추징 규모와 고발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국세청이 8월 13일 KB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서울 영등포 국민은행 신관에 조사요원 약 30명을 보내 회계자료를 확보했고, 조사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지금은 탈세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혐의를 포착해 들여다보는 단계다. 구체적 혐의 내용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조사 착수와 탈세 확정 사이에는 생각보다 긴 절차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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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를 맡은 서울청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니라 기업의 탈세 의혹 등을 겨냥한 비정기 조사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부서가 투입됐는지가 사안의 무게를 가늠하는 단서가 되는 이유다.
흐름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세청은 앞서 5월 하나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를 상대로도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권을 향한 조사가 잇따르면서, 이번 국민은행 건도 개별 사안을 넘어 업권 전반의 긴장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세무조사 결과는 크게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세금을 다시 매기는 행정 절차다. 조사에서 누락·과소 신고가 확인되면 국세청은 추징세액을 계산해 고지한다. 이때 납세자는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하거나, 고지 이후 이의신청·심판청구·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여기까지는 '세금을 얼마 더 낼 것인가'의 문제다.
다른 하나가 형사 절차다. 단순한 신고 누락을 넘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판단되면 조세포탈죄가 문제 된다. 중요한 점은 조세포탈죄는 고발 전치주의를 따른다는 것이다.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국세청장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즉 조사 착수가 곧 형사처벌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한 행위 인정과 국세청의 고발이라는 관문을 더 거쳐야 한다.
조세포탈죄가 인정될 경우 형량은 포탈한 세액에 따라 달라진다. 조세범처벌법 제3조상 기본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 벌금이고, 포탈 규모가 커지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형이 무거워진다.
| 포탈세액 | 징역 | 벌금 |
|---|---|---|
| 기본 | 2년 이하 | 세액의 2배 이하 |
| 3억↑(세액 30%↑)·5억↑ | 3년 이하 | 세액의 3배 이하 |
| 5억~10억 미만 | 3년 이상 | 세액의 2~5배 병과 |
| 10억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 | 세액의 2~5배 병과 |
책임의 범위도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조세범처벌법의 양벌규정에 따라, 실제 행위를 한 대표자나 임직원뿐 아니라 그 법인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법인이라는 이유로 형사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공소시효는 일반 조세포탈이 5년, 5억원 이상 고액 포탈은 10년으로 늘어난다.
정리하면, 세무조사 착수는 결과가 아니라 시작이다. 추징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고, 부정한 행위가 확인되면 고발을 거쳐 형사 절차로 넘어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조사 종료와 과세 처분, 불복 절차를 거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조사 착수' 보도만 보고 결론을 단정하기보다는, 조사 결과 추징 규모가 얼마로 나오는지, 국세청이 형사 고발까지 하는지를 이후 단계에서 확인하는 편이 사안을 정확히 읽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