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황정민 스토킹 혐의 여성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지만, 이는 검사의 요청일 뿐 확정된 형량이 아니다. 실제 형은 다음 달 8일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스토킹처벌법 양형기준을 적용해 정하며, 구형에 구속되지 않는다. 벌금형과 징역형을 가르는 핵심 변수인 '처벌불원' 여부와 선고에서 확인할 지점을 짚어봤다.

배우 황정민을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게 검찰이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2026년 8월 11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구형은 검사가 "이 정도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내는 요청이지, 확정된 벌금이 아니다. 실제 형량은 다음 달 8일 선고공판에서 판사가 정한다.
구형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재판부는 검사가 부른 숫자를 참고할 뿐,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사건에서도 구형보다 무거운 실형이 나오기도, 벌금이 크게 깎이거나 무죄가 나오기도 한다.
Photo by Jonas Leupe on Unsplash
검찰이 벌금 1000만원을 부른 배경에는 연락의 양과 태도가 있다. 피해자가 연락을 차단한 뒤에도 피고인이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를 518회 보냈고, 특정 이틀 사이에만 문자가 275회에 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의 행동도 문제 삼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와 그 가족을 겨냥한 협박성 글을 SNS에 올렸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점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반면 피고인 측은 "스토커가 아니다",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일반 스토킹범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거나 이용했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올라간다. 검찰이 부른 1000만원은 이 벌금 상한선 안쪽의 숫자다.
법정형은 넓은 테두리일 뿐이고, 실제 형을 좁혀 정하는 것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이다. 판사는 이 기준을 참고해 징역형으로 갈지 벌금형으로 갈지, 집행유예를 줄지를 판단한다.
스토킹범죄 양형기준에서 벌금형은 아무 때나 선택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처벌불원'에 해당할 때 벌금형을 고를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유형과 가중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벌금형이 선택되는 구간의 권고 형량은 대체로 1500만원 이상으로 잡힌다.
집행유예와 실형의 갈림도 기계적이지 않다. 반성, 합의, 피해 회복 같은 긍정적 사유와 장기간 반복 범행, 비난 가능성이 큰 동기 같은 부정적 사유의 개수를 견줘 판단한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했다는 점에서 처벌불원과는 거리가 있다. 여기까지의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벌금형이 유지될지 아니면 재판부가 더 무겁게 볼지는 열려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결과를 단정하긴 이르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 오전 선고공판을 연다. 결심공판에서 검찰 구형과 양측 최후진술이 끝났으니, 남은 절차는 판사의 선고다. 선고에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벌금형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아니면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으로 바뀌는지다. 둘째, 벌금이라면 구형한 1000만원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다. 셋째, 재판 중 SNS 글이나 연락 횟수 같은 사정이 형량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선고 이유에서 드러난다.
구형 숫자 하나에 형이 정해졌다고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실제 결론은 판사의 선고, 그리고 그 근거가 된 양형기준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