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구속 만기(10월 31일)를 앞두고 대법원에 직권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구속기간 만료는 자동 석방이 아니라 법원이 구속 사유를 다시 판단하는 분기점이다. 재구속 여부는 증거인멸·도주 우려 같은 법정 구속 사유가 남았는지에 따라 갈린다.

구속기간이 끝나간다고 해서 피고인이 자동으로 석방되는 건 아니다. 법원이 다시 가둘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 새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이 10월 15일 대법원에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는 요청서를 낸 것도 이 구조 위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구속 만기는 10월 31일로 임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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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매관매직 사건 상고심을 심리 중인 대법원 재판부에 요청서를 제출했다. 매관매직 사건은 지난달 2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됐고 지금은 대법원 단계에 올라와 있다. 특검이 밝힌 이유는 "계속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속 만기가 다가오는데 선고가 늦어지는 상황도 배경에 있다. 별도로 진행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여론조사·통일교 금품수수 사건에서 대법원이 명태균 쟁점을 전원합의체에 넘겼고, 합의기일이 10월 22일로 잡히면서 만기 안에 최종 판결이 나오기 어려워졌다.
형사소송법은 구속기간을 2개월로 정하고, 계속 가둘 필요가 있으면 심급마다 두 번까지 갱신할 수 있게 한다. 갱신 기간도 2개월씩이라, 한 심급에서 쓸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여기서 중요한 장치가 두 가지다. 하나는 심급이 바뀌면 기간이 새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1심에서 2심, 2심에서 대법원으로 사건이 올라가면 각 단계마다 다시 계산한다. 다른 하나는 특정 기간이 계산에서 빠진다는 점이다. 공판 절차가 멈춘 기간이나 기소 전 체포·구금 기간은 이 구속기간에 넣지 않는다.
그래서 '만기'라는 말은 지금 심급에서 쓸 수 있는 구속기간을 다 썼다는 뜻이지, 더 이상 가둘 방법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는 영장이 나오는 길이 다르다.
수사 단계에서는 검사가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고 판사가 발부 여부를 심사한다. 신청하는 쪽과 발부하는 쪽이 나뉘어 있다.
재판 단계에서는 법원이 스스로 판단해 영장을 낼 수 있다. 이것이 '직권 발부'다. 헌법재판소는 1997년 결정에서 "검사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는 헌법 규정은 수사 단계에 적용되는 것이고, 공판 단계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내는 것은 허용된다고 봤다. 이번에 특검이 영장을 '청구'한 게 아니라 '요청'한 이유가 여기 있다. 재판 단계의 결정권은 법원에 있기 때문에 특검은 판단을 구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원리는 유명 사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재판받는 피고인 누구에게나 똑같이 작동한다.
갈림길은 법이 정한 구속 사유다. 법원이 피고인을 구속하려면 죄를 지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여기에 더해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거나, 달아날 염려가 있어야 한다. 이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만기와 함께 풀어주는 것이 원칙이다. 반대로 사유가 남아 있다고 보면 법원은 직권으로 다시 가둘 수 있다.
결국 구속기간 만료는 석방의 자동 스위치가 아니라, 법원이 구속 사유를 다시 따져보는 분기점이다.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사라졌다고 보면 석방 쪽으로, 우려가 남았다고 보면 재구속 쪽으로 기운다. 이번 사건에서 실제로 영장이 나올지는 10월 31일 만기 전 대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