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상해는 형법상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으로 하한이 살인죄보다 높아, 1심 유죄가 나오면 실형 부담이 크다. 항소심은 1심을 처음부터 다시 재판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다투는 단계여서, 새 증거 없이 같은 주장을 반복하면 기각되기 쉽다. 흉기 소지와 상해 정도 같은 사실관계가 형량을 좌우하는 만큼, 무엇을 어떻게 다투느냐를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다.

혐의를 부인하는데 1심에서 유죄가 나오면 억울함이 크다. 그러나 항소심은 사건을 백지에서 다시 심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1심이 인정한 사실과 형량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짚어 바로잡는 단계에 가깝다.
그래서 1심에서 했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은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패 방식으로 꼽힌다. 재판부를 움직이려면 1심에 없던 증거나 판단의 구체적 오류를 내놓아야 한다.

Muneeb Babar
항소이유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에 정해져 있다.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것은 사실을 잘못 인정했다는 '사실오인'(제14호)과 형이 무겁다는 '양형부당'(제15호), 그리고 법 해석이 틀렸다는 법리오해다.
혐의 자체를 부인한다면 다투는 지점은 사실오인이다. 알리바이나 제3자 진술, 디지털 기록처럼 1심에 제출되지 않은 증거가 새로 나오거나, 유죄의 근거였던 피해자·증인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릴 때 재판부는 사실인정을 다시 들여다본다. 반대로 자백과 물증이 겹쳐 있거나 1심에서 이미 충분히 공방이 오간 사건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현실적인 벽이 있다. 피해자를 직접 신문하며 진술의 앞뒤와 태도를 살핀 것은 1심 재판부다. 그래서 항소심은 1심이 내린 진술 신빙성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고, 이를 뒤집으려면 진술 자체의 모순이나 새로운 반박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는 재판부가 판단을 바꿀 근거가 되지 못한다.
강도상해의 무게는 세부 사실관계에서 갈린다. 형법 제337조는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하한 7년은 살인죄(5년)보다도 높다. 헌법재판소도 이 법정형이 위헌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하한이 이렇게 높다는 건 실무적 의미가 크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에만 붙일 수 있는데, 강도상해는 여러 감경 사유가 겹쳐야 겨우 그 구간에 닿는다. 그래서 흉기를 실제로 소지·사용했는지, 피해자의 상해가 어느 정도인지 같은 사실관계 하나하나가 양형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지점을 다투는 것이 곧 사실오인·양형부당 항소의 실질이다.
항소를 하려면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항소장을 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1심이 확정되므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날짜다.
이후 항소법원이 소송기록 접수를 통지하면, 그날부터 20일 안에 구체적인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서 어떤 사실오인·양형 사유를 어떤 근거로 주장하는지가 사실상 항소심의 승부처가 된다.
한 가지 알아둘 원칙이 있다.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검사가 함께 항소했는지에 따라 형이 더 올라갈 위험이 있는지가 달라지므로, 상대방의 항소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판단의 출발점이다.
정리하면 항소심을 앞두고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검사도 항소했는가 — 형이 오를 수 있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둘째, 1심에 없던 새 증거나 진술의 모순을 제시할 수 있는가 — 사실오인 다툼의 실질이다. 셋째, 흉기 소지·상해 정도 등 형량에 직결되는 사실관계 가운데 다툴 여지가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가 불분명한 채 1심 주장을 반복하는 항소라면, 결과가 달라질 여지는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