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는 보호의 출발점일 뿐, 현장 응급조치와 가해자 접근금지,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신청이 각각 별도의 단계로 이어진다. 접근금지는 경찰이 먼저 발동하는 긴급응급조치와 법원이 결정하는 잠정조치로 나뉘고, 신변보호는 안전조치 신청서를 내면 위험도 등급에 따라 순찰·스마트워치·보호시설 등이 제공된다. 조치가 미흡하면 심사위원회 재심사, 청문감사관, 국민신문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112에 신고하면 그 순간부터 24시간 경찰이 따라붙을 것이라 기대하기 쉽다. 실제는 다르다. 신고는 출발점이고, 그 뒤에는 현장 응급조치, 가해자 접근금지,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신청이라는 별도의 단계가 이어진다. 각 단계가 무엇을 해주는지 알아야 보호의 공백을 줄일 수 있다.
가정폭력이나 스토킹처럼 가해자가 특정돼 있고 재발이 우려되는 상황일수록, 피해자가 먼저 요청해야 움직이는 절차가 많다.

Vlada Karpovich
스토킹 신고는 112 시스템에 '스토킹코드'가 별도로 부여돼 관리된다. 목소리를 내기 어려우면 문자나 112 신고앱, 모바일 신고포털로 신고할 수 있고, 통화 중 숫자 버튼을 누르면 화면으로 상황을 전달하는 '보이는 112'도 쓸 수 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한다. 스토킹 행위를 제지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며,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필요하면 피해자를 보호시설로 인도한다. 여기까지는 법원의 결정 없이 사법경찰관이 즉시 할 수 있는 조치다.
가해자의 접근을 막는 명령은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있다.
긴급응급조치는 급할 때 경찰이 먼저 발동하고 사후에 법원 승인을 받는 구조다. 주거나 직장 등에서 일정 거리 이내 접근을 금지하거나 전화·문자 같은 전기통신을 통한 접근을 막는다. 국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2023년 7월까지 경찰이 신청한 긴급응급조치 6,599건 중 6,031건이 법원 승인을 받았다. 다소 지난 수치지만 신청 대부분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잠정조치는 법원이 내리는 더 강한 보호명령이다.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에 더해, 위험이 크면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유치까지 가능하다. 2023년 법 개정으로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조치도 도입됐다. 잠정조치는 보통 경찰이 검사를 거쳐 법원에 청구하는 흐름으로 진행된다.
흔히 말하는 '신변보호'의 공식 절차는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다. 근거는 스토킹처벌법이 아니라 범죄피해자 보호법이다.
신청은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신청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미 수사 중인 사건이 있으면 사건 담당자에게, 없으면 현재지나 주거지 관할 경찰서에 낸다. 급하면 가까운 지구대·파출소나 경찰서 민원실에서, 또는 구두·전화로 먼저 신청하고 서류는 나중에 낼 수 있다. 신청이 들어오면 경찰서의 안전조치 심사위원회가 위험도를 평가해 조치 수준을 정한다.
위험도 등급에 따라 제공되는 조치가 달라진다.
| 위험도 | 주요 조치 |
|---|---|
| 매우높음 | 안전숙소·보호시설 체류 또는 거주지 이전, 인공지능 CCTV |
| 높음 | 112시스템 등록, 맞춤형 순찰, 스마트워치 지급 |
| 보통 | 112시스템 등록, 맞춤형 순찰 |
스마트워치는 위치 확인과 긴급신고가 되는 기기지만 수량이 한정돼 있어 관할 경찰서에 배정 여부를 문의해야 한다. 모든 등급에 피해 방지 행동요령 안내는 공통으로 제공된다.
조치가 약하거나 느리다고 느껴지면 참고 기다릴 일만은 아니다. 이의를 제기할 경로가 있다.
무엇보다 위험 상황이 바뀌면 그 사실을 담당 수사관에게 다시 알려 위험도 재평가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급은 신청 시점에 한 번 정해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협박 수위가 높아지면 다시 올릴 수 있다. 당장 위협이 임박했다면 절차보다 112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