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협력사 40대 노동자가 설비 보수 중 기계에 끼여 숨졌고, 경찰과 당국이 경위 조사에 들어갔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라, 하청 노동자의 사망이라도 작업장을 실질적으로 관리한 원청 경영책임자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족은 형사 수사와 별개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보상과 민사 손해배상 절차를 따로 챙겨야 한다.

10월 18일 오전 10시 40분경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40대 노동자가 숨졌다. 슬래그 처리 설비를 보수하던 중 기계에 끼인 사고였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경찰과 관계 당국은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애도를 표하며 조사에 적극 임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협력사 직원에게 일어났다는 점에서, 책임이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이후 수사의 핵심이 된다.

Sergey Sergeev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현장도 2024년 1월부터 적용 대상에 들어왔다. 현대제철처럼 규모가 큰 사업장은 처음부터 적용 범위 안에 있다.
법이 겨누는 사람은 현장 관리자가 아니라 '경영책임자'다. 원칙적으로 대표이사가 여기 해당한다. 경영책임자에게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하고, 재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며, 행정기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고, 안전·보건 관계 법령을 지키도록 관리할 의무가 지워진다. 안전담당 이사를 따로 뒀다는 사실만으로 대표이사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핵심은 '실질적 지배·운영·관리'다. 하청 노동자에게 사고가 나도, 그 시설과 장소를 실제로 지배·관리한 쪽이 원청이라면 원청의 경영책임자도 책임을 진다. 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일을 했더라도, 예산과 인력, 안전보건관리체계에 관한 결정권이 원청에 있었다면 의무 주체는 원청으로 본다.
그래서 수사는 도급계약서와 작업지시서를 들여다본다. 하청의 작업 범위가 어디까지였고 원청의 관리 권한이 어디까지였는지를 가른다. 실제로 하청 근로자 사망 사건에서 원청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나왔다.
사망사고가 나면 수사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형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 두 조사 결과는 검찰로 넘어가고, 검찰이 기소하면 법원 재판으로 이어진다. 수사부터 1심 판결까지는 통상 길게 걸린다.
처벌 수위는 가볍지 않다. 근로자가 사망하면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따로 부과된다. 피해자 측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될 수도 있다.
형사 처벌과 유족 보상은 별개로 돌아간다. 업무 중 사고라면 유족은 형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치료비와 유족급여가 여기서 나온다.
산재 보상으로 메워지지 않는 손해는 민사 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다만 이때는 사업주의 과실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유족 측이 입증해야 한다. 형사 사건에서 유족은 고소인으로 참여할 수 있고, 처벌을 원하는지에 대한 의사가 양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세 갈래는 결과가 서로 달라질 수 있어 따로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