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은 2심이나 파기환송심에서도 끝나지 않고 다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지만, 대법원은 사실이 아니라 법령 적용의 잘못만 서면으로 심리한다. 상고장은 14일, 상고이유서는 기록 접수통지일부터 20일 안에 내야 하고, 기한을 놓치면 내용을 보지도 않고 기각된다. 다투려는 것이 사실인지 법리인지, 기한이 남았는지부터 확인해 상고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이혼 재산분할은 2심 판결이 나와도 거기서 확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이든 판결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고,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해 사건을 돌려보내면 다시 하급심 재판이 열린다. 최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사건이 2심 파기 뒤 파기환송심을 거쳐 또 대법원으로 올라간 것이 대표적이다.
상고를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확정까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그리고 내 사건이 상고할 만한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KATRIN BOLOVTSOVA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 보통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낸다. 이것이 파기환송이다. 돌려받은 법원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에 따라 다시 심리하고 판결하는데, 이 판결이 파기환송심이다.
파기환송심도 최종이 아니다. 여기에 불복하면 다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이 앞서 내린 판단의 취지에는 하급심이 따라야 하므로, 뒤집을 수 있는 범위는 그만큼 좁아진다. 최 회장 사건에서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분할 기여로 볼 수 없다고 본 뒤, 파기환송심이 이를 빼고 다시 비율을 계산한 것이 그 예다.
절차에는 기한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상고장은 판결서를 받은 다음 날부터 14일 안에 원심 법원에 내야 한다. 상고장에 이유를 적지 않았다면,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상고이유서를 따로 제출해야 한다.
이 20일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기한 안에 상고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내용을 따져 보지도 않고 상고가 기각될 수 있다. 상고장을 먼저 내고 이유서를 늦게 준비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기산점은 판결일이 아니라 접수통지를 받은 날이라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상고심은 법률심이다. 누가 어떤 재산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같은 사실 판단은 원칙적으로 2심에서 끝나고, 대법원은 그 판단에 법령을 잘못 적용했는지를 서면으로 심리한다. 그래서 "판결이 억울하다"는 것만으로는 상고 사유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상당수 상고는 본안 심리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기각된다. 법령 위반 같은 특례법상 사유가 드러나지 않으면 심리를 더 하지 않고 넘기는 심리불속행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상고가 받아들여지려면 사실이 아니라 법리의 잘못을 짚어야 한다.
비율은 기계적으로 반반이 아니다. 법원은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본다. 돈을 번 경제적 기여만이 아니라 가사노동과 양육 같은 비경제적 기여도 인정된다. 여기에 혼인 기간, 혼인 파탄의 책임, 재산의 관리·운용 역할, 이혼 뒤 생활 안정까지 함께 고려한다.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그 재산을 유지하거나 키우는 데 배우자가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에 들어올 수 있다. 기여도가 비슷하면 50 대 50에 가깝고, 차이가 크면 60 대 40, 70 대 30으로 벌어진다.
기한과 사유는 사건마다 다르고, 가사소송에는 별도 규정이 적용되는 부분도 있다. 상고 여부는 판결서를 받은 직후 법령 원문과 변호사 상담으로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