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침을 뱉는 행위는 몸에 닿지 않아도 폭행으로 볼 수 있어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있고, 폭행·협박 없는 욕설만이라면 보통 모욕죄가 문제 된다. 두 죄는 법정형이 달라 공무집행방해는 5년 이하 징역,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갈린다. 위험한 물건을 들었는지, 상해가 생겼는지, 공무집행이 적법했는지에 따라 형이 더 무거워지거나 무죄가 될 수 있으니 현장에서의 돌발 행동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경찰관에게 침을 뱉으면 가장 먼저 걸리는 죄는 공무집행방해다. 의아할 수 있다. 때린 것도 아니고 침이 몸에 닿지도 않았는데 폭행이라니.
여기서 법이 말하는 폭행은 일상의 감각보다 넓다. 형법상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즉 물리적인 힘의 행사를 뜻하며 반드시 몸에 닿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상대를 향해 물건이나 액체를 던지는 행위도 폭행으로 인정해 왔고, 가까운 거리에서 침을 뱉는 행위 역시 같은 맥락에서 폭행으로 볼 수 있다. 직무 중인 경찰관을 상대로 이런 행위를 하면 형법 제136조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실제로 2026년 한 집회 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욕설한 40대 여성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 심사를 받은 사례가 보도됐다. 아직 수사 단계라 유무죄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현장에서의 침 뱉기가 가볍게 끝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YI REN
그렇다면 침은 안 뱉고 욕만 했다면 어떨까. 이때는 죄의 성격이 달라진다.
공무집행방해의 핵심은 폭행이나 협박이다. 물리적 위협 없이 욕설만 한 경우라면 공무집행을 폭행·협박으로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고, 대신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문제 된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이 필요하다. 주변에 사람이 있거나 그 말이 퍼질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모욕죄는 피해자인 경찰관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다.
처벌 수위도 다르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공무집행방해보다 법정형이 낮다. 다만 현실에서는 욕설과 함께 밀치거나 위협하는 행동이 섞이는 경우가 많아, 공무집행방해와 모욕이 함께 기소되는 사례가 흔하다. "욕만 했으니 모욕죄"라는 계산이 늘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같은 행위라도 형이 크게 달라지는 요소가 있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위험한 물건이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공무집행을 방해하면 형법 제144조 특수공무집행방해로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위험한 물건은 흉기만이 아니다. 대법원은 벽돌이나 유리병처럼 본래 살상용이 아니어도 사람의 신체를 해치는 데 쓰였다면 위험한 물건으로 본다. 손에 무언가를 들고 충돌하는 순간 죄의 무게가 달라진다.
둘째, 상해 여부다.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공무원을 다치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뛴다. 벌금형이 아니라 실형 구간이다.
셋째, 전과와 정황이다. 짧은 기간 안에 같은 종류의 전과가 반복되면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음주 상태의 난동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그 공무집행이 적법할 때만 성립한다. 경찰의 체포나 제지가 법적 요건을 벗어난 위법한 집행이었다면, 이에 저항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사후에 법원이 가리는 문제다. 현장에서 "이 공무집행은 위법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물리적으로 맞서는 건 위험하다. 적법성 다툼은 나중에 영상과 기록으로 하는 것이고, 그 순간의 침 한 번이나 몸싸움은 돌이키기 어렵다.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상황일수록 몇 초의 행동이 결과를 가른다. 공무원과 부딪칠 수 있는 자리에서는 다음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반대로 공무집행이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그 자리에서 몸으로 맞서기보다 상황을 영상으로 남기고 담당자와 소속, 근거를 확인한 뒤 이의 제기나 법적 대응으로 다투는 편이 낫다. 감정은 현장에서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른다. 구체적인 사안의 성립 여부와 대응은 형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