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부당 축적 재산을 조사·환수하겠다고 밝혔고, 근거가 되는 개정 친일재산귀속법은 지난 6월 2일 공포돼 12월 2일 시행된다. 환수 대상은 러일전쟁부터 광복까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특정 재산으로 한정되며, 이번 개정으로 이미 팔린 재산의 처분 대가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자기 또는 조상의 토지가 대상인지, 국가귀속 결정에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는 위원회 조사·결정 단계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5일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조사·환수해 확실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지금 내가, 혹은 조상이 가진 재산도 국가에 넘어가나" 하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환수 대상은 일반 국민의 재산 전체가 아니다.
기준이 되는 것은 2005년 제정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다. 이 법은 러일전쟁 개전 무렵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 전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행위의 대가로 얻은 재산으로 추정한다. 시기와 취득자가 특정되는 셈이다. 또한 그 재산을 뒤에 선의로 사들였거나 정당한 값을 치르고 취득한 제3자의 권리는 건드리지 않는다. 조상 대에 친일 재산과 무관하게 형성한 재산이나, 이후 정상적인 거래로 넘어간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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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는 정부가 곧바로 재산을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다. 대통령 소속으로 두는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어떤 재산이 친일재산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심의를 거쳐 국가귀속을 결정한다. 대상 여부를 가리는 판단 주체가 따로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이다.
실제 규모를 보면 대상이 얼마나 좁혀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앞선 위원회는 2006년 7월부터 2010년 7월까지 4년간 활동하며 친일행위자 168명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2359필지, 약 1113만㎡의 토지를 국고로 환수했는데 여의도 면적의 1.3배 수준이고, 시가로는 약 2373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정 인물들의 특정 토지를 가려낸 결과지, 광범위한 몰수가 아니었다.
대통령의 발언이 곧바로 새 몰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번에는 근거가 이미 마련돼 있다. 위원회 활동은 2010년에 끝났지만, 개정된 친일재산귀속법이 지난 6월 2일 공포됐고 공포 6개월 뒤인 12월 2일부터 시행된다. 법무부는 조직을 꾸리기 위한 설립준비단을 두고 조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개정법은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 있다. 친일재산이 이미 팔려 그 자체를 되찾기 어려운 경우 처분해 받은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게 했고, 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한 포상금 규정도 넣었다. 위원회는 다시 구성돼 최대 5년간 활동한다. 즉 추가 조사가 굴러가려면 위원회가 실제로 출범하고 대상 재산을 특정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발언은 방향이고, 12월 시행과 위원회 가동이 실행 조건인 셈이다.
국가귀속 결정을 받은 쪽이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행정소송, 특히 귀속결정 취소소송으로 법원에서 다툴 수 있고, 헌법소원을 낼 수도 있다. 확인할 지점은 여기다. 조상 명의의 토지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면 위원회의 조사·결정 통지를 받는 단계에서 근거와 이유를 확인하고 불복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다만 전례를 보면 다툼의 실익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지난 위원회 당시 후손들이 낸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은 거의 대부분 패소하거나 각하됐고, 소급입법이라 위헌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불복 절차는 열려 있지만, 재산이 친일재산으로 특정되면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