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역무원이 담배 냄새를 지적한 동료를 흉기로 공격해 살인미수로 입건됐고, 피해자가 앞서 요청한 근무 분리가 묵살됐다는 의혹이 함께 조사되고 있다. 직장 내 폭행은 가해자 형사처벌, 피해자 산재 보상, 회사의 보호·배상 책임이라는 세 경로가 따로 작동하므로 사건 직후 상해진단서와 증거를 확보해야 세 경로에 모두 쓸 수 있다. 피해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무장소 변경·유급휴가 같은 보호조치를 서면으로 요구하고, 신고와 조치 과정을 날짜별로 기록해 둬야 한다.
경기 고양시 원당역에서 30대 역무원이 같은 역 여성 동료를 흉기로 찔렀다. 피해자가 "담배 냄새가 난다"고 말하자 방향제를 뿌린 뒤 격분해 벌인 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목과 얼굴을 다쳐 응급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가해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평소 흉기 두 점을 소지했다는 진술을 근거로 계획범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따로 있다. 피해자가 사건 전 업무 갈등을 이유로 회사에 근무 분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이 부분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직장 내 폭행이 개인 간 다툼으로만 끝나지 않고 회사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Stéf -b.
폭행을 당했다면 순서의 출발점은 신고와 치료, 그리고 증거 확보다. 신변이 위험하면 112로 신고해 가해자와 분리되는 것이 먼저다.
치료를 받을 때는 반드시 상해진단서를 받아 둔다. 상해진단서는 형사 고소, 산재 신청, 민사 손해배상 세 경로 모두의 기초 자료가 된다. 상해 부위와 치료 기간이 구체적으로 적힌 진단서일수록 이후 모든 절차에서 힘을 갖는다. 동시에 사건 전후의 CCTV, 목격자 연락처, 가해자와 주고받은 메신저·문자, 폭행 직후 상태를 찍은 사진을 확보한다. 시간이 지나면 CCTV는 삭제되고 목격자의 기억도 흐려지므로, 이 단계는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많은 피해자가 혼동한다. 형사, 산재, 회사 책임은 하나의 절차가 아니라 목적도 접수처도 다른 별개의 길이다. 셋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 경로 | 목적 | 접수처 |
|---|---|---|
| 형사 고소 | 가해자 처벌 | 경찰·검찰 |
| 산재 신청 | 치료·소득 보전 | 근로복지공단 |
| 회사 책임 | 보호조치·배상 | 회사·노동청 |
가해자를 처벌받게 하는 것과 내 치료비를 보전받는 것, 회사에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것은 각각 다른 제도가 담당한다. 어느 하나를 택하면 나머지를 포기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된다.
형사 절차는 상해진단서와 증거를 갖춰 경찰에 고소장을 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때 적용 혐의를 살펴야 한다.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그러나 다쳐서 상해를 입었다면 상해죄가 되고, 이는 합의해도 처벌을 면하지 못한다. 흉기를 썼다면 특수상해로 형이 더 무거워진다.
성급한 합의가 함정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상해의 정도나 후유증이 확정되기 전에 합의하면 치료비와 위자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 합의는 진단과 치료 경과가 어느 정도 드러난 뒤에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직장에서 당한 폭행도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대법원은 직무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됐고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판단해 왔다(2008다12408). 반대로 순전히 사적인 관계에서 비롯됐거나 피해자가 먼저 도발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업무 과정에서 벌어진 동료의 폭행이라면 인정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산재로 승인되면 요양급여로 치료비를, 휴업급여로 평균임금의 약 70%를 보전받는다. 다만 산재로 받은 금액은 민사 배상에서 중복으로 받을 수 없다.
회사의 책임도 별개로 남는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조사하고, 조사 기간에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같은 조치를 하도록 정한다.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 행위자를 징계해야 한다. 이 의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원당역 사건에서 분리 요청 묵살 의혹이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은 회사에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느냐다.
폭행 피해는 한 번의 신고로 끝나지 않는다. 치료와 증거를 먼저 확보하고, 형사·산재·회사 책임이라는 세 경로를 각각의 창구에서 병행하는 것이 피해를 온전히 회복하는 길이다. 사안이 복잡하면 초기에 노무사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