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은 직접 거래하지 않았더라도 계좌를 빌려주는 등 돕는 행위를 하면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고, 차명거래는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명의를 빌려준 사람도 5년 이하 징역 대상이 된다. '몰랐다'는 주장은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인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을 때만 힘을 갖는다. 계좌·명의 대여 요청은 거절하고 경위를 기록하며, 이미 빌려줬다면 즉시 거래를 끊고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세조종에서 처벌 대상은 직접 사고판 사람만이 아니다. 자본시장법은 거래를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그 거래를 시키거나 돕는 행위를 하면 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시세조종에 쓰인 계좌를 빌려주는 것은 이 '돕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동원하면 금융실명법 문제가 따로 생긴다. 2014년 11월 개정된 금융실명법은 불법 재산 은닉이나 자금세탁 같은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 명의로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실소유자와 명의를 빌려준 사람 모두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명의만 빌려준 쪽도 처벌 범위 안에 있다는 뜻이다.

Minh Tran
같은 사건이라도 역할에 따라 적용되는 법과 무게가 다르다.
| 구분 | 직접 실행자 | 계좌·명의 제공자 |
|---|---|---|
| 주된 근거 | 자본시장법 시세조종 | 시세조종 방조·공범, 금융실명법 |
| 처벌 수위 | 1년 이상 징역, 이익의 4~6배 벌금 | 방조로 감경될 수 있으나 형사처벌 대상 |
| 성립 요건 | 시세를 조종하려는 의도 | 조작에 쓰인다는 미필적 인식 |
실행자는 시세조종의 주범으로 무거운 형을 받는다. 시세조종을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으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제공자는 방조범으로 상대적으로 형이 가벼울 수 있지만, 처벌 자체를 면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핵심은 고의다.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이 하는 일이 범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판례는 막연히 "불법적인 일에 연루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유죄로 보기 부족하다고 본다. 반대로 말하면,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인다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았다면 방조가 성립할 수 있다. 이 어렴풋한 인식을 법에서는 미필적 고의라고 부른다.
금융실명법 위반도 비슷하다. 이 조항은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차명거래를 처벌하는 목적범이어서,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게도 정범이 그런 목적으로 거래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다만 그 목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다.
여기에 자본시장법은 2015년 개정으로 문턱을 더 낮췄다. 뚜렷한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도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할 우려가 있었다면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몰랐다"는 주장은 정황상 알 수 있었는데도 정말 인식하지 못했을 때만 힘을 갖는다. 대가를 받았거나, 상대가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할 만한 정황이 뚜렷했다면 관철되기 어렵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증권계좌든 명의든, 남에게 빌려주는 순간 통제권은 넘어가고 책임은 남는다.
선의였다는 확신만으로 책임을 벗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이미 연루됐다면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편이 낫다.